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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 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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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89회 작성일 22-10-18 15:27

본문

빗방울

 

  손 미

 


어디예요?


모르는 동그라미에 서 있어요


들어가려고요?


돌을 던졌어요

출구로 퍼져나가요

소문은 어디까지 가는 걸까요


나는 나를 뚫고 있어요

밤새도록 황소가 붉은 천으로 돌진하는 장면을 봐요


달아나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운동장에는

모여드는 살의가 있어요

너의 핸들을 잡아 틀고 싶어요


어디예요?


떠도는 동그라미이요

점점 퍼져나가는 나요.

아직 건너오지 못한 나를 이상하게 보는 동그라미이요


구부러진 등을 쫓아가며

거기에 창살 하나를 꽂고

밧줄을 뱅뱅 돌려

동그라미를 던지려고


나의 재앙을 가져가는 황소

나 대신 동그라미에 들어간 것들에게


어디예요?


테두리에서

동그라미는 계속 커지고

쟤가 그랬어, 라고

나는 동그라미 속에 말했어요


소문은 어디까지 갈까

침대에 누운 너의 살 속에서 날뛰는 도는 황소


어디예요?


끊어진 곳을 찾는 동그라미요


나는 콜라를 마시면서

네가 나오길 기다려요


월간 현대시20229월호



손미시인.jpg

1982년 대전광역시 출생

2009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양파 공동체』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산문집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

32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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