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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밭에 버려진 발목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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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2회 작성일 22-10-21 16:47

본문

바라기 밭에 버려진 발목

 

   김혜영

 

 

소년이었을 때 진시황은 수학 문제를 풀었을까

여의도 면적의 열세 배나 되는

그의 오래된 무덤은

느릿느릿 걸어오는 봄을 맞이합니다

 

기마용병의 테라코타 인형들은 누가 구웠을까

불멸을 꿈꾼 진시황도

앞집 소녀를 그리워했을까

 

시험을 치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머물지 않는 청춘의 빛이 지나갑니다

 

울컥, 꽃의 울음이 밀려드는데

진시황의 무덤을 지킨 병사들의 얼굴은

저마다 다르게 생겼네요

 

봄날이 가듯

꽃잎도 왕도 병사의 시체도 썩어 없어지리니

죽음 앞에서 비로소 몸은 평등해집니다

 

독재자 푸틴은 오른손을 떨고 있네요

우크라이나의 질퍽거리는 평원에 버려진

러시아 병사의 발목이 잘려 있습니다

 

전쟁이 스쳐간 저 들판에도

해바라기는 피어나겠지요

미사일 폭격 소리는 잊어버린 채

 

소년이었을 때 진시황은 수학 문제를 풀었을까

소년의 검은 피를 삼킨

해바라기의 긴 목이 꺾여 있습니다

 

계간 시와 시학2022년 가을호


 

김혜영.jpg


1966년 경남고성 출생

1997년 현대시》 등단

시집으로 거울은 천 개의 귀를 연다』 『프로이트를 읽는 오전

산문집 아나키스트의 애인

문학평론집 메두사의 거울』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6회 부산대 대학원 학술상8회 애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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