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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비검을 휘두르다 / 박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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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60회 작성일 22-10-21 16:51

본문

의 비검을 휘두르다

 

   박현솔

 


그곳의 상류에는 물이 시작된 흔적이 있다

돌멩이가 바람에 눈을 뜨고 물줄기가 햇볕에 나뒹굴고

가는 맥이 한 땀씩 뛰는 동안 길을 터주는 땅의 축원

힘없는 물줄기는 색이 바랜 잎사귀를 들추고

시간의 둘레를 둥글게 더듬으면서 흘러간다

두려움을 잊어야 그 너머의 세계를 볼 수 있지

아직은 큰 물길을 거느리지 못했지만

물의 자손으로 태어나 어길 수 없는 율법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지친 새들의 날개를 적셔주고, 은신처가 되어주고

쫓기듯 걸어온 길들의 마른 목을 축여주며

큰 물길로 가는 도량과 넉넉함을 수행하는 것

부피가 조금 늘어난 물줄기는 어디로 흘러가는가

어린 물의 험난한 도정이 망망대해를 향해 흘러간다

누구도 막을 수 없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어린 물의 순례는 큰 바다를 만나야 완성된다

경사진 곡벽에서 무수히 떠도는 물의 위협을 받고

어느 협곡에선 물의 비검을 휘두르는 소용돌이의 시간들

물길을 내는 것은 어린 물 자신이어야 한다

물에 비친 눈빛이 두려움을 벗고 예지로 빛날 때

험난한 도정의 끝에 비로소 큰 바다가 보인다


박현솔 시집, 번개와 벼락의 춤을 보았다(문학과사람, 2018)


 

박현솔 (시마을).png

  

제주 출생

아주대대학원 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1999<한라일보>신춘문예와 2001현대시신인상을 통해 등단

시집달의 영토』 『해바라기 신화』 『번개와 벼락의 춤을 보았다』

저서한국 현대시의 극적 특성

2005년과 2008년 한국문예진흥기금 수혜

경기시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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