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육아법 / 김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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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 육아법
김석환
1.
두꺼비 중에는 돌연변이 암컷 두꺼비가 있다는데 물속에 알을 낳아 두면 천적들에게 먹힐 까 봐 제 배 안에 품고 있다가 부화기가 가까워지면 구렁이 굴을 찾아가서 스스로 잡혀 먹혀 구렁이 몸속 무덤으로 들어간다. 부화된 두꺼비 새끼들은 구렁이 배 속 요람에서 죽은 제 어미 몸은 물론 고단백질 구렁이 몸을 먹고 자라다가 구렁이가 껍질만 남으면 드디어 세상으로 나온다.
2.
남은 생보다 더 무거운 짐을 실은 리어카
구렁이처럼 구불구불 휘어진 가파른 골목길 끝
고물상으로 들어간다
-요 며칠 새엔 너무 짐을 많이 실어 타이어 터지겠슈
-내일 모레가 장가 못 간 막내아들 생일인디... 미역 한 꼭지 쇠고기 한 근 값... 채울라고 꼭두새벽부터 나와 뒤지다 보니 ...
일찍 뜬 별 하나 두꺼비 걸음새로
노파의 발자국을 헤아리다
은빛 다림줄을 내린다
어느 이교도들의 사원
돔형 지붕같이 둥글게 휜 노파의 등
한가운데 추를 맞추려
초롱초롱 눈을 닦으며
―김석환 시집, 『돌의 연가』 (푸른사상, 2016)

충북 영동 출생
1981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
1986년 『시문학』추천을 받아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심천에서』『서울민들레』 『참나무의 영가』
『어느 클라리넷 주자의 오후』『어둠의 얼굴』 『돌의 연가』 등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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