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행 열차 / 강태승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지옥행 열차
강태승
논 한 평 없어 고구마 감자로 연명하고
세상 살기 힘들어 술만 퍼마신 아버지
여섯 자식 애써 키우려는 어머니에게
멍 자국을 툭하면 만들다가
오십 고개 고혈압에서 넘어진 아버지를
슬퍼할 겨를도 없이 살아내려
아리랑 고개 넘는 어머니의 힘으로
고등학교 졸업하고 중공업에 취직했으나
자동차에 깔려 스물에 탄 앰뷸런스
지옥으로 가는 직행 열차였다
가도 가도 손과 발을 묶는 거미줄
여름에 대뜸 쏟아지는 폭설
겨울 소나기에 매번 끊기는 선로
우울증은 아무리 잘라도 솟아나고
절망과 분노는 가지마다 만발하여
언제나 휘어져 있는 줄기를
똑바로 세우려다 다 지나간 청춘 역驛
오십 고개 넘을 때에 어금니로
저승사자 웃음소리 씹어 뱉으면
오히려 핏줄에 반짝이는 슬픔,
육십에 도착하자 구순역의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가려 투정부리시고
그루터기만 달랑 남은 목숨
스스로 타지도 않았는데 열차 요금은
동냥이라도 해서 내라는 승무원
그래도 얼떨결에 지옥은 지났는지
아침마다 마당에 쏟아지는 햇살
진달래 개나리도 봄이라 인사하는
환갑의 첫 하늘은 구름 사이 푸른 하늘,
민들레 냉이에서 웃고 있는 조울증이다.
1961년 충북 진천 출생
2012년 《두레문학》시 추천
2014년 계간 《문예바다》신인상
2015년《시산맥》기획시선 공모에『칼의 노래』 당선
2016년 포항소재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수상
2017년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칼의 노래』『격렬한 대화』등
김만중 문학상, 백교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추보문학상 수상
시마을 운영위원회 회장
댓글목록
정선이님의 댓글

아~♣
이런시가 있었군요
인생이란 삶속에서
아름답고 귀한시를
보구 있어서
기쁨 입니다 ♣
이러한 시마을에서
귀한시 귀한분
접해서
고맙습니다 ♣
아이스킨님의 댓글

동병상련 같은 마음이 쏠립니다
늘 건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