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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갯골에 빠지다 / 이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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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49회 작성일 16-02-01 11:20

본문

 

, 갯골에 빠지다

 

이영균

     

그곳엔 우묵한 손이 있다

바다를 풀어놓은 양손

 

비린 것 열 보따리쯤 살 돈 넣고 가슴 조인다

광어 떼를 지나가자 썩어 콜콜한 냄새가 난다

어물들이 바라본다

길바닥을 기던 고무다리 라디오 소리가 멀어진 쪽

돌아보는 순간 밀물에 갯골 사라지듯 가방 가득 물이 차오른다

보따리의 지전이 지느러미처럼 파닥거리며

흰 물결에 꼬리를 감추고 있었다

 

갯골에선 있을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

그것은 불가사리이거나 해파리라 추측되었다

성큼성큼 섬들의 머리를 밟으며 파출소를 향했다

그곳엔 먹이를 빼앗긴 갈매기들이 목울대를 세워 짖고 있었다

 

종일 밀물에 잠겨 허우적거렸는데 어느새 등 떠미는 썰물 때다

빈손엔 썩은 생선 내만 진동하고

희박한 공기에 아가미만 뻐끔거린다

  

어물전에 양손 묶이기 전을 돌아본다

갯골이 우묵하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한없이 질척한 포유다

 

갯골의 붉은 고름 말리며 방파제를 넘어오는 노을

밀물의 횡포에 잠겨 고단했던 하루

최고에서 최악을 오간 짠맛

  

게워내도 돌아가기엔 너무 짠

붉게 스며든 달의 발길

 

 

 

 

1954년 강원 춘천 출생

2004년 <좋은문학> 등단

2008년 좋은문학 한국시인상 수상, 2015년 갯벌문학 갯벌작가상 수상

한국문협 문인권익옹호위원회 부위원장, 국제펜클럽 회원, 시마을 회원

시집 『하얀아침』『금빛하늘』『네가 그리워질 거야』외 공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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