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슬픔 / 김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퇴행성 슬픔 / 김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5회 작성일 22-12-02 20:03

본문

퇴행성 슬픔

 

    김 휼

 

 

  바람이 멈추면 내 슬픔은 구체적이 됩니다

 

  봄 흙에 젖살이 내릴 즈음 연둣빛 말문을 텄지요 태생이 곰살맞아 무성한 소문을 달고 살아요 잘 여믄 눈빛으로 성장기는 푸르게 빛났습니다

 

  귀가 깊어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일을 도맡았습니다

  여름이 다 지나가는 어느 날, 번쩍, 순간을 긋고 가는 일성에 난청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만나야 할 사람만 만나며 살았습니다 해야 할 일만 하고, 가야 할 곳만 갔습니다 말할 수 없는 일에는 침묵하며 지냈습니다

 

  참는게 버릇이 되어버린 직립은 퇴행성 슬픔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구부러지지 않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야 했으며 뼈마디에서는 바람소리가 들렸습니다 손가락 뼈들이 뒤틀리고 있지만 경탄을 잃지 않으려 식물성 웃음만 섭취해 보는데 오백 년이라는 치명적 무게를 가진 저로서는 피할 수 없는 강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끔 은닉하기 좋은 새의 울음을 걸어 두고 몽상에 듭니다

 

  오늘은 청명, 누군가 시름 깊은 방에 들어 푸른 잎사귀 몇 장 머리맡에 두고 갑니다

  시간이 갈수록 속으로 쌓이는 회한은 나이테를 감고 도는데 움켜쥐면 구체적이 되는 슬픔, 나는 지금 옹색한 옹이를 창 삼아 세상과 단절을 면하고 있습니다

 

  하늘이 신앙이 되는 것은 타당한 일입니다

 

계간 문예바다(2022년 여름호-공모시 당선작)

 

 

 

 

 

전남 장성 출생본명 김형미 

2017년 열린시학으로 등단

백교문학상여수해양문학상등대문학상목포문학상 수상

2021년 광주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 그곳엔 두 개의 달이 있었다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65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1 03-27
16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1 03-27
16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1 03-27
16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1 03-27
16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03-27
16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2 03-13
16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1 03-13
16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1 03-13
16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1 03-13
16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1 03-11
16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2 03-11
16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 03-11
16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3 03-11
16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1 03-08
16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1 03-08
16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1 03-08
16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1 03-08
16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1 03-08
16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3 1 02-12
16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1 02-12
16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1 02-12
16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1 02-12
16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1 02-07
16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1 02-07
16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1 02-07
16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2 02-07
16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1 02-07
16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5 1 01-23
16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2 01-23
16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2 1 01-23
16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1 1 01-23
16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3 2 01-07
16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8 2 01-07
16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8 2 01-07
16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4 1 12-26
16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0 1 12-26
16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1 12-26
16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8 3 12-20
16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9 2 12-20
16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2 2 12-20
16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4 2 12-14
16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5 2 12-14
16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8 3 12-14
16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4 3 12-06
16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4 2 12-06
16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8 2 12-06
16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8 2 11-16
16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3 2 11-16
16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8 2 11-16
16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4 2 11-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