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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벽 / 이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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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0회 작성일 23-02-06 12:36

본문

북벽(北壁)

 

   이향지

​​

 

작은 번뇌를 벗으려면 더 큰 번뇌를 만들라 했습니다

 

창공을 잘라 집을 한 채 앉혀보았습니다

북벽보다 더 큰 번뇌는 못 지어보았습니다만

번뇌는 이기는 게 아니라 같이 살아내야 하는 생물이었습니다

알 때까지 대추 한 알 달리지 않았습니다

 

북벽은 정말 추웠습니다

푸성귀들도 남향 볕을 쪼이며 자랍니다

사철나무들도 북벽 근처에는 서로 서지 않으려고 합니다

철근도 벽돌도 사모래도 북벽 쪽은 서로 안 붙으려고 합니다

니가 해라 내가 하랴 일꾼들도 가위바위보로 시끄럽습니다

 

북벽 없이 지을 수 있는 집

없었습니다, 북벽을 부수고

부수기 전에 세우기 전에 설계단계부터

북벽만큼 크나큰 유리창으로

강과 호수로 바람 통하게 하고 보이게 하면 어떨까

필요할 때 호흡을 섞으며 냄새와 소리도 여닫게 해주면 어떨까

그 커다란 유리창 북벽 역을 내가 맡을 수 있을까

 

북벽 혼자 흡수하던 추위와 어둠의 두께를

얇고 투명한 통유리 한 장으로 미끄러뜨리게 하던 날

번뇌 털어버린 시늉이라도 해보았는데

더 두꺼워야 더 튼튼할 것이라는 계산 내려놓으니

대추 알이 주렁주렁

 

​―웹진 같이 가는 기분2022년 겨울호

 


이향지.jpg


1942년 경남 통영 출생
1967년 부산대 졸업
198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2003년 제4회 《현대시 작품상》 수상
시집으로 『 괄호 속의 귀뚜라미』『구절리 바람소리 』
 『내 눈앞의 전선 』『山詩集  』『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햇살 통조림
 편저『윤극영전집 1,2권 』산악관련 저서로 『금강산은 부른다 』
 산행에세이『산아, 산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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