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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인간을 좋아해야지 / 김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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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6회 작성일 23-02-12 20:49

본문

간으로 태어났으니 인간을 좋아해야지

 

    김상혁

 

 

  집에서 쥐 키우는 친구랑, 우리 만난 카페에 강아지 데려온 친구, 그리고 아이 키우는 내가 있고, 나머지 하나는 아내도 애인도 없이 고양이랑 살면서 그냥 늙은 엄마 모시는 친구, 이렇게 넷이 모이면 사랑하는 것이 다들 다르다네.

 

  쥐 친구 마음은 내가 잘 알지, 길어야 고작 2년 사는데 사랑까지야 뭐, 남들 앞에서 그리 말해도 집으로 돌아가면 케이지 자꾸 들여다보면서, 죽지 말자 우리 아가, 이렇게 작은 애기인데, 한다는 거.

 

  강아지 친구는 보통 개 키우는 사람들처럼, 개나 애나 키우면 똑같아, 정도 얘기 입에 달고 사는 평범하게 공격적이고, 그래서 꽤나 당당하고, 그러다 친구 많이 모이는 자리에 나가서는 문득 조마조마해지는 착한 사람이라네.

 

  엄마랑 사는 친구는, 고양이는 얘기를 안 하니 잘 모르겠고, 그냥 엄마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애라서 쥐니 결혼이니 다 관심 없는 편이지. 노모랑 같이 밥 먹고 산책하고 담배 사다 드리고, 봐서 엄마 잠들면 방에 들어가 창문 닫아 주고 티브이 소리 낮추고 하는 정도로 만족한다지.

 

  나는 뭐랄까, 그래도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인간을 더 좋아해야지, 하고 편협하게 살고는 있는데 이런 생각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는 거. 나도 내 개가 있고, 내 개를 좋아하고, 꼭 나만, 나만 바라보는 그 노견의 눈빛에서 도망치고 싶을 만큼 속이 아프기는 한데

 

  이럴 수가 세상에 시간이 없으니 가난할 마음도 없구나, 일 끝내고 집에 가면 내 앞에 앉은 생명에게 말한다네. 혼자 그럭저럭 놀고 있는 시무룩한 아이에게, 그리고 이제는 푹 꺼진 솜뭉치같이 순해진 개에게, 다들, 우리는 왜 하필 우리 같은 모습으로 만났을까, 한다네. 

 

―《문장 웹진20232월호






1979년 서울에서 출생 

2009년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으로 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 『다만 이야기가 남았네

슬픔 비슷한 것은 눈물이 되지 않는 시간 

산문집 한 줄도 좋다, 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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