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들을 서울에서 만나면 / 서효인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고등학교 동창들을 서울에서 만나면 / 서효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14회 작성일 23-08-11 11:02

본문

등학교 동창들을 서울에서 만나면

   

      서효인

 


아마도 집이나 직장에서는 그러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강남 한복판에서 고래고래 사투리를 썼지
조금은 불편해지려고 했다 너희가 사투리로
자의식을 확인하는 자들이여 절대로 잊지 못하는
사투리여 왕따의 기억처럼 죽이고 죽여도
되살아나는 빌어먹을 사투리여
염병할 뉘앙스여 괘씸한 톤이여 공동체여
너나없이 쓸데없이 맥락 없이 욕을 뱉고 술잔은
이리저리 세상 바쁘고 이것이 몇 년 만일까
아마도 집이나 직장에서는 그러했겠지 예전에
착한 학생이었고 놀 때는 놀았고 의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강남대로에서 택시 하나 못 잡는다
이왕 모였으니 좋은 데를 갈까 하는 녀석은 여기에도 있고
미안하지만 부끄럽다 죄송하지만 기억이 안 나요 반말이
어색해요 하지만 사투리는 편하지 감각에 우정을 맡기고
기억을 추렴해 보지만 사투리만 기억난다
너희 얼굴은 이름은 번호는 성적은
몇 년 만이냐 이러한 폭력은
없었다 다들 성공해서 서울이나 서울
가까운 곳에서 배우자와 자식과 먹고살고
있구나 명함을 나누자 인맥이 생기며 근거가 생기고
공동체도 생기고 자의식도 생기고 사투리가 없어진다
병원에 있는 친구여 연락을 하겠다
법원에 있는 친구여 연락을 하겠다
전화기를 붙잡고 사투리로 내가 그때
부끄러웠다
용서해 달라
하는 친구는 없었고
숨 가쁜 우정의 무대 위로 꺼냈던 반지갑들이
바짝 접히고 있었다


  ―서효인 시집 『나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혐오하고』 (문학동네, 2022)



서효인.jpg


1981년 전남 목포 출생

전남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6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 『여수

『나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혐오하고』 

산문집 잘 왔어 우리 딸』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30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263건 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1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1 2 01-07
31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8 2 01-07
31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1 1 12-26
31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1 1 12-26
31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4 1 12-26
31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5 3 12-20
31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8 2 12-20
31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8 2 12-20
31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2 2 12-14
31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2 2 12-14
31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6 3 12-14
31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6 3 12-06
31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4 2 12-06
31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9 2 12-06
30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9 2 11-16
30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2 2 11-16
30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5 2 11-16
30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9 2 11-09
30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6 2 11-09
30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8 2 11-09
30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2 2 10-23
30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4 2 10-23
30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7 2 10-23
30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5 2 10-23
30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1 2 10-04
30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9 2 10-04
30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5 2 10-04
30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8 4 10-03
30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6 2 10-03
30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8 2 10-03
30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7 2 09-14
30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6 2 09-14
30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0 2 09-14
30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7 2 09-12
30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6 2 09-12
30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1 2 09-12
30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4 2 09-06
30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4 2 09-06
30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7 2 09-06
30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5 2 08-24
30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3 2 08-24
30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5 2 08-24
30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7 2 08-21
30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2 1 08-21
30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8 1 08-21
30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4 1 08-17
30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0 1 08-17
30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4 1 08-17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5 1 08-11
30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6 1 08-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