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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春困) /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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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32회 작성일 16-02-23 09:38

본문

 

춘곤(春困)   

 

이종원

 


비 걸음도 소식을 끊은 우물에
허기를 두레박처럼 내려놓습니다

덜 여문 이삭 들었다 놓기를 여러 번
병목에 갇힌 시간이 몇 가닥 기별을 먼바다로 보냅니다

파도를 당겨 낚아온 숭어로 궁핍한 가문의 저녁을 담습니다
그때 바다로 걸어 들어간 달이 빈 젖을 물리고
보름달은 졸아붙어 상상만으로 살점을 먹습니다

헛 숟가락질, 그날 흰 쌀밥은 상처가 깊어
시절을 빚었던 지게미를 게워놓았을 때
목구멍도, 내장도 아닌 지문에서 술 냄새가 납니다

어물전에서 모셔온 참숭어, 보리 냄새로 배가 부릅니다


 

1960년 경기 평택출생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2013년 <시와사람> 등단
시마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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