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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사의 완(梡)

    조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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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남겨진 여러 무늬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던

신의 얼굴은 밤마다 긁혀 박덕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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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필요할 경우 죽은 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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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이 자신의 예술에 해로웠다는 이유로 내 적대감이 빈곤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래된 말은 목소리를 공격하고 자기 손을 포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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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이 죽은 벽을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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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있어야 할 곳에 때수건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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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어 증오를 탕진하는 눈보라처럼

나는 너를 사랑한다​

―조연호 시집, 『암흑향』 (민음사, 2014)

1969년 충남 청원 출생

서울예전 문창과 졸업

199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죽음에 이르는 계절』 『천문』 『저녁의 기원』

『농경시』 『암흑향』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