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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 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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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99회 작성일 24-03-13 15:10

본문

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류 근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친구여 나는 시가 오지 않는 강의실에서

당대의 승차권을 기다리다 세월 버리고

더러는 술집과 실패한 사랑 사이에서

몸도 미래도 조금은 버렸다 비 내리는 밤

당나귀처럼 돌아와 엎드린 슬픔 뒤에는

버림받은 한 시대의 종교가 보이고

안 보이는 어둠 밖의 세월은 여전히 안 보인다

왼쪽 눈이 본 것을 오른쪽 눈으로 범해버리는

붕어들처럼 안 보이는 세월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나는 무서운 은둔에 좀먹고

고통을 고통이라 발음하게 될까 봐

고통스럽다 그러나 친구여 경건한 고통은 어느

노여운 채찍 아래서든 굳은 희망을 낳는 법

우리 너무 빠르게 그런 복음들을 잊고 살았다

이미 흘러가버린 간이역에서

휴지와 생리대를 버리는 여인들처럼

거짓 사랑과 성급한 갈망으로 한 시절 병들었다

그러나 보라, 우리가 버림받는 곳은 우리들의

욕망에서일 뿐 진실로 사랑하는 자는

고통으로 능히 한 생애의 기쁨을 삼는다는 것을

이발소 주인은 저녁마다

이 빠진 빗을 버리는 일로 새날을 준비하고

우리 캄캄한 벌판에서 하인의 언어로

거짓 증거와 발 빠른 변절을 꿈꾸고 있을 때 친구여

가을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살아 있는 나무만이 잎사귀를 버린다

 

류근 시집, 상처적 체질(문학과지성, 2018)




1966년 경북 문경 출생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수료)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상처적 체질』 『어떻게든 이별

산문집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추천3

댓글목록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님의 댓글

profile_image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류근 시인님의 시를 만나면
나는 김수영 시인님이 오버랩된다.

살아 남기 위해 버려야 하는 자연의 숨소리가
류근 시인님의 시심으로 다시 내게 들려 옵니다.
귀한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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