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결한 꽃 / 강미정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자결한 꽃 / 강미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9회 작성일 24-05-14 16:22

본문

결한 꽃


      강미정

 


스스로 목을 베고 자결한 꽃을 보러 갔다

 

꽃나무는 눈을 내리감고 제 발등에 펼쳐진 고요를 보고 있었다

 

한 걸음 꽃그늘을 디딜 때마다 붉은 고요가 피었다가 사그라졌다

 

꽃을 밟고는 못 건너가겠다고 딸아이는 쪼그리고 앉아 꽃송이를 하나하나 주워 올렸다

 

꽃을 올린 두 손바닥은 오므린 꽃잎이 막 벌어지는 꽃 한 송이

 

꽃향기가 손금을 따라 붉게 번지고 고이고

 

앞으로 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나의 시간이 고요 속에 앉고

 

바닥도 없이 층층이 바닥이었던 나의 붉은 시간도 앉아

웃음도 뎅컹, 울음도 뎅컹, 스스로 목을 베고 자결한 꽃송이를 주워 들었다

 

눈부신 바닥의 암흑만을 딸에게 주게 될까 봐 나는 두려운데

 

밟을 수 없는 꽃송이 하나하나 나란히 줄 세우고 붉게 내린 고요를 건너오는 딸

 

눈앞엔 바닥이 없는 붉은 고요만 가득하다

 

강미정 시집, 검은 잉크로 쓴 분홍(북인, 2024)


 

kangmijung-150.jpg


경남 김해 출생
1994년 《시문학 》 등단
시집으로 『타오르는 생』 『물 속 마을 』 『그 사이에 대해서 생각할 때』

『 상처가 스민다는 것』  검은 잉크로 쓴 분홍 』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263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94 3 07-19
32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1 01-30
32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1 01-30
32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1 01-30
32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1 01-30
32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1 01-30
32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5 1 12-30
32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2 12-30
32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1 12-30
32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 1 12-13
32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1 12-13
32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1 12-13
32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 12-13
32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 1 11-30
32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1 11-30
32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 11-30
32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1 11-30
32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1 11-30
32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3 2 11-07
32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0 1 11-07
32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2 11-07
32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1 11-07
32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6 1 11-07
32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9 4 10-03
32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9 2 10-03
32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3 1 10-03
32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8 2 09-22
32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9 2 09-22
32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8 2 09-22
32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9 3 09-15
32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4 2 09-15
32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4 2 09-15
32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3 09-15
32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3 09-15
32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2 09-08
32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2 09-08
32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2 09-08
32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4 2 08-18
32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3 08-18
32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0 2 08-18
32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1 2 08-18
32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2 08-07
32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1 08-07
32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1 2 08-07
32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2 07-25
32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2 07-25
32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2 07-25
32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 2 07-25
32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2 06-30
32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3 2 06-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