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의 독서 / 길상호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연못의 독서 / 길상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97회 작성일 15-07-17 08:31

본문

못의 독서

 

 길상호

 

 

그날도 날아든 낙엽을 펼쳐들고

연못은 독서에 빠져 있었다

잎맥 사이 남은 색색의 말들을 녹여

깨끗이 읽어내는 것이야말로

초겨울 가장 서둘러야 할 작업이라는 듯

한시도 다른 데 눈을 돌리지 않았다

침묵만 남아 무거워진 낙엽을

한 장씩 진흙 바닥에 가라앉히면서

물살은 중얼중얼 페이지를 넘겼다

물속에는 이미 검은 표지로 덮어놓은

책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연못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오래 그 옆을 지키고 앉아 있어도

이야기의 맥락은 짚어낼 수 없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나는 그림자를 뜯어

수면 아래 가만 내려놓고서

비밀처럼 깊어진 연못을 빠져나왔다

그날 읽을 것도 없는 나를 넘기다 말다

바람이 조금 더 사나워졌다

 

 

kilsh.jpg

 

1973년 충남 논산 출생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오동나무안에 잠들다』『모르는척』『눈의 심장을 받았네』 등

추천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46건 3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3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0 0 10-26
13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6 0 10-26
13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4 0 10-25
13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6 0 10-25
13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8 0 10-24
13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3 0 10-24
13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5 0 10-23
13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3 0 10-23
13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7 0 10-22
13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1 0 10-22
13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2 0 10-19
13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6 0 10-19
13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 0 10-18
13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5 0 10-18
13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8 0 10-18
13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3 0 10-17
13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1 0 10-17
13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1 0 10-15
13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0 0 10-15
13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0 0 10-15
13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8 0 10-12
13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 0 10-12
13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0 0 10-10
13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8 0 10-08
13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0 0 10-08
13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4 0 10-05
13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1 0 10-05
13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1 0 10-02
13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6 0 10-02
13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6 0 10-01
13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3 0 10-01
13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0 09-28
13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6 0 09-28
13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9 0 09-27
13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0 0 09-27
13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4 0 09-21
13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8 0 09-21
13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6 0 09-20
13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 0 09-20
13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9 0 09-19
13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1 0 09-19
13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9 0 09-18
13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4 0 09-18
13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8 0 09-17
13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4 0 09-17
13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8 0 09-12
13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0 09-12
13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6 0 09-10
13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6 0 09-10
13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5 0 09-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