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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 / 고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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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7회 작성일 24-06-30 20:52

본문

홍화

 

        

        고성만

   

  

  넘실넘실 황홀하게 타오르는 불꽃,

  붉은 물감 엎질러놓은 듯

 

  나 어릴 적 보리 베는데 도망가지 못하는 까투리와 알을 팔아 운동화 사려던 어머니 장에 가셨다가 결국 못 팔고 눈물 뚝뚝 떨어트리며 돌아오셨다는 이야기 차창 밖을 내다보며 하염없이 울었다는,

 

  바다가 파란 것은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배가 고픈 것은 머리가 어지럽기 때문이다

 

  낡은 필통 속 몽당연필들 동전 몇 개 짤랑이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산밭에서 날린 불티 온 마을을 활활 태우는데

 

  잇꽃 필 무렵

 

  피가 부족해

 

  용지봉 위로 끊임없이 구름이 흘러간다 헬기 착륙장 너머 새 세상이 열린다는데 먼바다로 통통통통 떠가는 배 구름은 먹장구름은 장맛비를 부른다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46월호

 


고성만.jpg


전북 부안출생

조선대 국어교육과전남대 교육대학원 졸업

1998년 동서문학》 신인상 당선

시집 올해 처음 본 나비』 『슬픔을 사육하다

햇살 바이러스』 『마네킹과 퀵서비스맨케이블카 타고 달이 지나간다

 시조집 파란만장』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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