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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성분 / 서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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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0회 작성일 24-07-25 12:55

본문

밤의 성분

 

   서안나

 

 

밤은 어디까지 마음일까요

나는 밤을 오래 생각한다

무언가에 심취하는 일은 사랑과 같아

간 허파 심장 갈비뼈 순서로 아프다

밤에 쓴 메모는 진실일까

밤에 쓴 메모를 아침에 지운다

밤은 휘발성인가

누군가 밤의 창문을 모두 훔쳐 간다

제멋대로 지나가는 것들마저 아름답다

약하고 아픈 것들은

수분이 많은 영혼을 끌고 다닌다

그래서 밤은 설탕 성분이 1:3 많고 고장이 잘 난다

내가 노래를 부르면

밤은 프로파간다처럼 모자를 쓰고

버려진 개와 고양이와 실패한 공원을 키운다

당신과 나와 실패한 것들은

왜 모두 밤에 포함되는가

공원의 밤은 왜 엔진처럼 시끄러운가

이어폰을 끼면 밤이 밀봉된다

유통기한이 길어진다


연결부위가 단단하다 밤은, 가끔 달아난다


반년간 시인하우스2024 상반기



1965년 제주 출생
1990년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시집 『푸른 수첩을 찢다』 『플롯 속의 그녀들』 『립스틱 발달사』 
새를 심었습니다』 
동시집 『엄마는 외계인』
평론집 『현대시와 속도의 사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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