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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송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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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5회 작성일 25-07-04 16:57

본문

소한 물음들에 답함

​ 송경동


어느 날

한 자칭 맑스주의자가

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찾아왔다

얘기 끝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송동지는 어느 대학 출신이오?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

허둥대며 그가 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 함께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 난 그 영광과 함께하지 않았다

​십수년이 지난 요즈음

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고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의 무너진 담벼락

걷어차인 좌판과 목 잘린 구두,

아직 태어나지 못해 아메바처럼 기고 있는

비천한 모든 이들의 말 속에 소속되어 있다고

대답한다 수많은 파문을 자신 안에 새기고도

말없는 저 강물에게 지도받고 있다고

―송경동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창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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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전남 보성 출생

2001년 실천문학》 《내일을 여는 작가》 등단

시집 꿀잠』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내일 다시 쓰겠습니다』

산문선집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등 다수

29회 신동엽창작상6회 김진균상

12회 천상병 시문학상16회 고산문학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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