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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줄 / 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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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33회 작성일 16-03-16 12:37

본문

 

첫 줄

 

 심보선

 

 

첫 줄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써진다면

첫눈처럼 기쁠 것이다.

미래의 열광을 상상 임신한

둥근 침묵으로부터

첫 줄은 태어나리라.

연서의 첫줄과

선언문의 첫 줄.

어떤 불로도 녹일 수 없는

얼음의 첫 줄.

그것이 써진다면

첫아이처럼 기쁠 것이다.

그것이 써진다면

죽음의 반만 고심하리라.

나머지 반으로는

어떤 얼음으로도 식힐 수 없는

불의 화환을 엮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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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
컬럼비아대학 사회학 박사과정 졸업
199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21세기, 전망> 동인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 』『눈앞에 없는 사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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