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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발, 빗발 /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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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09회 작성일 15-07-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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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발, 빗발 

 

 장석주

 

 

   빗발, 빗발들이 걸어온다 자욱하게 공중을 점령하고 도무지 부르튼 발이 아픈 줄도 모르고 얼마나 먼 데서 예까지 걸어오는 걸까…천 길 허공에 제 키를 재어가며 성대제거 수술 받은 개들처럼 일제히 운다…자폐증 누이의 꿈길을 적시며 비가 걸어온다…봐라, 발도 없는 게 발뒤꿈치를 들고…벼랑 아래로 뛰어내려 과수원 인부의 남루를 적시고 마당 한 귀퉁이의 모과나무를 적신다 묵은 김치로 전을 붙이고 있는 물병자리 남자의 응고된 마음마저 무장해제 시키며 마침내는 울리고 간다 저…공중으로 몰려가는 빗발, 저 쬐끄만 빗발들…

 

 

 

1954년 충남 논산 출생
1975년 ≪월간문학≫ 시부문 신인상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가작
고려원 편집장 역임, 청하 편집발행인 역임
시집 『햇빛사냥 』『 완전주의자의 꿈』『그리운 나라 』『어둠에 비친다 』
      『새들은 황혼 속에 집을 짓는다 』『어떤 길에 관한 기억 』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때 』『크고 헐렁한 바지 』
평론집『 풍경의 탄생』『들뢰즈, 카프카, 김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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