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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묵단전 / 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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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57회 작성일 15-07-28 09:46

본문

조묵단전

-베틀가

 

문인수

 

 

  베틀에 달린 저 긴 더듬이며 뒷다리 짚으며

  민속품 전문가의 설명이 이어진다. KBS TV「진품명품」시간,

  우리 어머니도 십수년 전, 이 방송국의 최장수 프로그램인 저「전국노래자랑」성주군편 때 나온 적 있다고 불쑥,

  말하고 싶어진다

  선다리, 누운다리, 눈썹대, 잉앗대, 바디, 북, 부티, 비경이, 도투마리, 배댕이, 용두머리, 말코, 끌신……받아적어 놓고 보니 막상

  뭐가 뭔지 도무지 조립이 안된다. 그 숱한

  근심걱정과 조바심, 긴 한숨은 도대체 ‘어디에’ 맞춰 넣을까. ‘무엇을’ 부여잡고 마냥 기다리나, 입 다무나, 참고 또 참나. ‘어떻게’ 밀고 당겨 바지런대나, 울지않나, 지고도지지 않나.

  사람의 영역, 자식이란 절대로

  당신 한 채를 온전히 짓지 못하겠다. 다만, 기억하노니

  여치 튀어오르는 여름 들녘 땡볕을,

  귀뚜라미 우는 가을 뒤꼍 달빛을,

  한 올― 한 올― 철커덕, 철커덕, 하염없이 걷고 걸어 남김없이 짜 넣는 일,

  그리 재 넘고 재 넘어 사라지는 길이어야 피륙인가보다.

  향년 99세. 그러나 그 무엇, 어디에서 어디까지인지 생몰연대를 표시하지 않은 환한 북망.

  삼우날엔 그렇듯

  먼데까지 눈 내려 덮였다. 생전에 단 한번도 소리내어 불러보지 못한 당신, 영감! 아버지 곁에 마침내

  고치 튼 봉분, 어머니는 베짱이……어미는 베틀……

  마른 베틀 한 마리가 TV화면에 엉거주춤, 부스럭거린다.

 

 

1945년 경북 성주 출생
1985년 <심상>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옴
대구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노작문학상
미당문학상 수상
시집 『늪이 늪에 젖듯이』, 『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간다』
『뿔』,『홰치는 산』,『쉬!』『배꼽』『적막소리』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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