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쌓이는 공중 / 김중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먼지가 쌓이는 공중 / 김중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08회 작성일 15-07-29 09:31

본문

지가 쌓이는 공중

 

 김중일

 

 

  일생에 걸쳐 몸 안에는 먼지가 쌓인다.

  쌓인 먼지들이 딸꾹질이나 재채기를 할 때마다 몸 바깥으로 조금씩 새어나오기도 하지만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백할 때마다 조금씩 새어나오기도 하지만

  켜켜이 먼지가 정수리까지 쌓이면 비로소 숨이 멎게 된다.

  직접 화장터 불길 속을 걷다 보면 내 몸 안에 쌓던 먼지가 몸 바깥으로 나오는 걸 알 수 있다

  불길 속에서 이미 몸은 공중이 되었으니

  먼지가 가장 마지막으로 쌓이는 곳은, 공중의 바깥이다

  몸 안에 쌓이던 먼지는 일생에 걸쳐 공중의 바깥이다.

  몸 안에 쌓이던 먼지는 일생에 걸쳐 공중의 바깥으로 나오려 했다

  하지만 태초부터 우리 몸 바깥은 온통 공중이었으므로,

  우리 몸 안이야말로 원래 공중의 바깥이 아닌가.

  결국 우리 몸 안팎이 모두 공중의 바깥이고, 다만 공중은 시간처럼 흐를 뿐이다.

  먼지는 우리 몸 안팎으로 쌓이지, 공중에는 쌓이지 않는다.

  먼지는 공중에 가장 많지만, 시간처럼 흘러가는 공중에는 쌓이지 않는다.

  공중의 밤과 낮 사이로 일생 먼지는 쌓인다.

  우주의 먼지인 지구에서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큰 먼지인

  저 달은 오늘도 밤새 공중을 타고 공중의 사이에 시침처럼 누운 사람들 얼굴 위로 내린다.

  공중을 깊이 찌른 듯 서 있는 망루 위에 대대로 사는 사람들

  자고 일어나면 얼굴 위에 먼지가 떨어져 있다

  먼지가 공중이라는 시간 위에 쌓이는 하나의 경우다

 


 

commonCAABC62X.jpg

 

 

1977년 서울 출생
200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국경꽃집』 『아무튼 씨 미안해요』 『내가 살아갈 사람』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46건 5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6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0 0 01-11
6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3 0 01-10
6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2 0 01-10
6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5 0 01-09
6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3 0 01-09
6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0 0 01-06
6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5 0 01-06
6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4 0 01-05
6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5 0 01-05
6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3 0 01-04
6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3 0 01-04
6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1 0 01-03
6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8 0 01-03
6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0 0 01-02
6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8 0 01-02
6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5 1 12-30
6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7 0 12-30
6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2 0 12-30
6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0 0 12-29
6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8 0 12-29
6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6 0 12-28
6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0 0 12-28
6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3 0 12-27
6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5 0 12-27
6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9 0 12-26
6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3 0 12-26
6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1 0 12-23
6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4 0 12-23
6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6 0 12-22
6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5 0 12-22
6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3 0 12-21
6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2 0 12-21
6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9 0 12-20
6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3 0 12-20
6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5 0 12-19
6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2 0 12-19
6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3 0 12-16
6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7 0 12-16
6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0 0 12-15
6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4 0 12-15
6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6 0 12-14
6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7 0 12-14
6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0 0 12-13
6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5 0 12-13
6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7 0 12-12
6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2 0 12-12
6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1 0 12-08
6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0 0 12-08
6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7 0 12-06
6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5 0 12-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