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책 / 강미정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모래의 책 / 강미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65회 작성일 15-08-05 09:09

본문

모래의

 

강미정

 

 

그 중 한 페이지를 넘기면

당신이 나를 업고 모래사장을 걸어간다

한 발 두 발 푹푹 발이 빠진다

이렇게 발 푹푹 빠지는 웅덩이 같은 시간을

이렇게 무겁게 휜 등짐 같은 계절을 업고

당신이 간다

푹푹 파인 무수한 발자국 위에

뚜렷하게 당신 발자국을 겹치며 간다

모래가 덮이는 발자국

떨림이 되어 스미는 발자국

내 등에 업힌 너의 무게는

깃털이 되어 가볍게 날아가는 무게지

두 발 푹푹 무겁게 빠지는 모래의 무게지

반은 날숨으로 반은 울음으로

가늘게 울리던 당신 목소리가

당신 등을 타고 내 가슴으로 전해진다

내가 당신에게 막막한 무거움일 줄을

당신을 업어보지 않고 어찌 알았겠는가

아득히 멀던 당신의 무게도

당신이 나를 업었던 한 페이지에 남아

점점 가벼워졌을까

나를 업은 당신만이 푹푹 두 발 빠지며

모래사장을 걸어간다

 

 * 모래의 책 : 보르헤스—그 어떤 페이지도 첫 페이지가 될 수 없고 어떤 페이지도 마지막 페이지가 될 수 없다.

 

 


 

kangmijung-150.jpg


 경남 김해 출생
1994년 《시문학》 등단
시집으로 『타오르는 생』 『물 속 마을 』
『그 사이에 대해서 생각할 때』 『상처가 스민다는 것』 등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46건 39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2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0 0 06-16
12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0 0 06-12
12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6 0 06-12
12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4 0 06-11
12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2 0 06-11
12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8 0 06-05
12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3 0 06-05
12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3 0 05-31
12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5 0 05-31
12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7 0 05-24
12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5 0 05-24
12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8 0 05-23
12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7 0 05-23
12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2 0 05-18
12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8 0 05-17
12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3 0 05-17
12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9 0 05-16
12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1 0 05-16
12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8 0 05-15
12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4 0 05-15
12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8 0 05-11
12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1 0 05-11
12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3 0 05-10
12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9 0 05-10
12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6 0 05-09
12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2 0 05-09
12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3 0 05-08
12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7 0 05-08
12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4 0 05-04
12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9 0 05-04
12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0 0 05-02
12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7 0 05-02
12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2 0 04-30
12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3 0 04-30
12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6 0 04-27
12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3 0 04-27
12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2 0 04-26
12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3 0 04-26
12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0 0 04-23
12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6 0 04-23
12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4 0 04-19
12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0 0 04-19
12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1 0 04-18
12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7 0 04-18
12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7 0 04-17
12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1 0 04-17
12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6 0 04-16
11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3 0 04-16
11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7 0 04-13
11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1 0 04-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