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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질 나는 아름답다 / 황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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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34회 작성일 16-11-02 09:48

본문

 

버려질 나는 아름답다

 

황헤경

 

핏줄들도 버리려고 할 때

비극의 끝을 걷고 있는 것만 같아서 센티멘탈

누구에 의해서든 버려질 나는 아름답다

아닌 건 아니고 누추하지만

살면서 어떤 바닥이 제대로 절정이 되어줄 수 있겠는가

몇 번이나 응원이 더 필요한 계절을 지나올 때도

오늘의 바닥에 닿지는 못했다

여분餘分을 믿는 것처럼 주머니를 뒤집었다


이르고 도달해 나를 다 즈려 밟고 지나가야할 길

누구에 의해서든 압축되어 버려질 나는 아름답다

사람을 위한 과일이라기보다는 새들을 위한 열매인 듯

하늘 바로 밑에 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노란 모과를 보았을 때

주인인 줄 알고 살았던 나의 생生에

객客으로 초대받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하면서

불러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또,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로부터 체온을 나눠받는 혹한이다

 

다 쓰고 씌여지고 버려질 나는 아름답고

버려진 후에도 그 후에도

몸에 집중하던 사람이 정신을 처음 마주하는 낯선 순간처럼

정신에 몰두하던 사람이 몸을 처음 이해하던 그 날처럼

제2의 암흑기 이후에

몇 겹의 어둠이 옴짝달싹 못하게 더 에워싼 후에 꽁꽁 묶인 후에

가장 밝은 것으로 나를 반짝이다가 나는 아름다워질거야

그리하여 이미 지나온 시인의 시에서

모르던 시간을 읽으면 나는 곧 후회로부터 긴 회한悔恨의 울음이 되어

 

버려질 나는 아름답다

 

 

 

1973년 인천 출생
서울예술대학 및 추계예술대학교 문창과 졸업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학예술학과 수료
2010년《문학과사회》신인상 수상
시집『느낌 氏가 오고 있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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