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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마에서 두 시간 / 권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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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26회 작성일 15-08-21 09:45

본문

불가마에서 두 시간

 

권혁웅

 

 

누가 이 양떼들을 연옥불에 던져 넣었나

수건을 돌돌 말아 머리에 인 어린 양과

불가마 속에서도 코를 고는 늙은 양들로 여기는 만원이다

올 가을에는 기어코 성지순례를 가겠다고

삼년 째 돈을 붓는 아마곗돈 회원들,

종말을 팥빙수와 바꾸고 나자 어린아이 머리통 같은

구운 계란이 굴러 온다

천국에서도 남녀칠세는 부동석이어서

파란 수건은 왼쪽, 빨간 수건은 오른쪽이다

당신 옆의 빨간 수건이 사라졌다면

그게 휴거다, 그는 당신이 갈 수 없는 곳으로

어쩌면 펄펄 끓는 화마지옥으로

아니라면 게르마늄 천국으로 갔다

아, 두고 온 사람을 돌아보느라

소금기둥이 된 이들로 이루어진 소금동굴도 있다

바짝 마른 양피지들이 바이오세라믹 공정을 거쳐

기신기신 기어나온다

미역국처럼 몸을 푼 이들, 조물조물

몸은 빤 이들, 배를 두드리며 제자리에서 뛰며

냉온을, 말하자면 겨울과 여름을

교대로 겪는 이들로 여기는 만원이다

그들이 벗어둔 양털이

기와로 벗겨낸 피부처럼 땟국물을 이루어 흘러간다

한 세상 떠돌던 꿈처럼

행불자가 되고 싶었던 생시처럼

 

옆 마을 어딘가에는 무릉이 있을 것이다

 

 

 

1967년 충북 충주 출생
고려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 졸업
199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평론 당선
1997년 《문예중앙 》시부문 당선
2000년 제6회 '현대시 동인상' 수상
저서로 『한국 현대시의 시작방법 연구 』『시적 언어의 기하학 』
『황금나무 아래서 』『마징가 계보학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소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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