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 / 조동범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렌트 / 조동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72회 작성일 15-08-21 10:01

본문

렌트 

 

조동범

 

 

 

차창으로 바람은 물렁하게 저녁을 속삭인다. 지평선 너머로 모래바람은 불어오고, 렌트, 당신은 속도를 높여 죽은자들의 지평선 너머를 상상하며 절망에 빠진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흑인 영가의 음역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그것은 알 수 없다고 렌트, 당신은 천천히 읊조린다.

 

렌트, 쿵쾅거리는 엔진은 육기통이다. 여섯 개의 피스톤은 단 하나의 속도가 되어 이곳을 떠나려 한다. 죽은자는 어느새 무덤을 나와 붉은 사막과 붉은 언덕이 있는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가. 도로의 끝에 과연 끝은 있는가.

 

일기장은 타오르며, 저녁 어스름을 들려주던 검은 재가 되어 사라진다. ‘누구의 것도 아닌 이번 생이여라고, 라디오의 늙은 가수는 노래하며 흐느낀다. 렌트, 길의 저편에는 오래 전에 죽은 동물의 냄새가 피어오르는구나. 불길한 무덤처럼 부풀어오르는

 

한줌 태양을 향해, 단 한번도 내 것이 아니었던 생을 향해 렌트, 당신의 속도는 사라지는구나. 핸들을 잡은 나의 손은 렌트, 당신의 전생을 기억하지 못한 채 길의 끝을 그저 가늠해볼 뿐이구나. 내 것이 아닌 별빛을 바라보며 렌트,

 

당신을 바라보며 나는 육기통의 엔진처럼 두근거린다. 어디선가 붉은사막의 밤을 서성이던 여우의 울음소리가, 언제나 허상인 렌트, 당신의 비밀을 속삭인 듯도 하였다. 그리하여 렌트. 쿵쾅거리는 엔진은 육기통이고 그것은 영원토록, 당신과 나의 심박이 되지 못하는구나. 렌트

 

 

1970년 경기도 안양 출생
  중앙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 취득
  2002년 《문학동네》신인상 당선.
  시집『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카니발』,
  산문집 『나는 속도에 탐닉한다』, 평론집 『디아스포라의 고백들』
  비평집 『 4 년 11 개월 이틀 동안의 비 』등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46건 48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3 0 04-03
7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0 0 04-03
7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1 0 03-31
7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3 0 03-31
7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6 0 03-30
7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8 0 03-30
7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9 0 03-28
7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7 0 03-28
7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3 0 03-24
7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4 0 03-24
7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8 0 03-22
7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4 0 03-22
7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4 0 03-21
7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8 0 03-21
7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5 0 03-20
7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3 0 03-20
7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4 0 03-16
7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8 0 03-16
7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8 0 03-15
7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0 0 03-15
7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0 0 03-14
7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9 0 03-14
7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3 0 03-13
7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9 0 03-13
7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8 0 03-10
7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7 0 03-10
7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3 0 03-08
7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9 0 03-08
7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0 0 03-07
7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1 0 03-07
7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1 0 03-06
7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1 0 03-06
7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0 0 03-03
7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4 0 03-03
7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6 0 03-02
7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3 0 03-02
7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1 0 02-28
7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3 0 02-28
7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3 0 02-27
7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0 0 02-27
7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0 0 02-24
7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9 0 02-24
7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0 0 02-23
753
인생 / 정숙 댓글+ 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8 0 02-23
7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6 0 02-22
7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4 0 02-22
7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9 0 02-21
7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6 0 02-21
7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8 0 02-20
7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1 0 02-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