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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퍼센트를 위하여 / 맹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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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33회 작성일 15-08-26 08:51

본문

83퍼센트를 위하여

 

맹문재

 

 

모나리자의 얼굴에 나타난 행복감은 83퍼센트

혐오감은 9퍼센트

두려움은 6퍼센트

분노는 2퍼센트

 

전문가들은

모나리자가 오묘하고 행복한 미소를 띠는 것은

행복감만이 아니라

혐오감과 두려움과 분노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나는 2퍼센트에 기운다

 

혐오감을 간식으로 먹어치우거나

두려움을 강물에 흘려보내거나

행복감을 관념으로 찬양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나는 바람 부는 날을 일기로 쓰는 것을 넘으려고

현재진행형으로 투표하는 것을 넘으려고

광장의 집회에 참석한다

 

많은 것을 배우고도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으려고

나의 절감분을 찾으려는 것이다

 

돌멩이 같은 분노를 집어던져

울타리에 갇힌 나의 행복을 깨우려는 것이다

 


 

83.jpg


 1963년 충북 단양 출생
고려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에서 수학
1991년 문학정신》 등단
1993년 전태일 문학상, 1996년 윤상원문학상 수상
2013년 고산문학대상 수상
시집으로 『물고기에게 배우다』『사과를 내밀다 』,
저서로 『한국민중시문학사』,『페미니즘과 에로티시즘 문학』,
번역서로 『포유동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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