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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지나가는 흔적 / 박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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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52회 작성일 17-06-22 10:00

본문

리들이 지나가는

 

박현솔

 

              

지나온 흔적을 지우는 태양의 저편,

희미해진 감각을 더듬으며 긴 줄을 따라가고 있다

큰 나무 앞을 지나서 모랫길을 돌아 벼랑으로 이어지는

끄트머리에서 앞서가던 것들이 줄줄이 사라진다

안개가 짙게 낀 것도 아니고, 어둠이 완성된 것도 아니다

길은 절벽을 타고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고

매복한 어둠은 짙은 적막이 될 때까지

낮은 포복을 유지하며 태양의 뒤편으로 흩어지고 있다

풀려가는 동공과 삐걱거리는 다리 사이로

사냥한 것들 중 가장 가벼운 것부터 떨어뜨리면

부스러기는 우리들이 지나가는 흔적이 된다

시간은 죽은 태양의 저편에서 온 것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운석이 떨어진 곳

길이 끊기고 나무들이 불에 타고

가벼운 지붕들은 흙무더기가 되어 주저앉는다

대지의 상처들이 성이 나서 곪아터지고

들판을 잃은 메뚜기들은 절벽을 향해 날아오른다

그렇게 절벽은 살아있는 것들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

길을 내려는 것들이 어둠 속으로 들어온다

빈 몸으로 난간을 걸어 까마득한 어둠의 중심을 바라볼 때

밭 딛고 선 곳이 지금 가야 할 길임을 알게 된다

길이 어둠을 이끌고, 어둠은 길이 되어 나아간다

어둠은 쌓이고 쌓여서 전보다 더 무거워진다

 


박현솔 (시마을).png

 

 

제주 출생

아주대대학원 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1999<한라일보>신춘문예와 2001현대시신인상을 통해 등단

시집달의 영토』 『해바라기 신화

저서한국 현대시의 극적 특성

2005년과 2008년 한국문예진흥기금 수혜

경기시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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