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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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터
ㅡ 이 원 문 ㅡ
아침 일찍이 가야 하는 장
무엇을 사고 안 사올 것이 있을까
이웃 따라 가보면 다 사고 싶고
안 가자 하니 구경 하고 싶은 마음
보리쌀 서너 됫박에 계란 꾸러미
이고 들고 가봐야 집을 것이 뭐 있나
그래도 빨래터의 약속으로 가야 하는 날
옷 단장 하고 나서는 길 아침부터 무덥다
뒷집에 애기 엄마 아랫 집 할머니
가는 길 꼬불 꼬불 가로 질러가니
한걸음 더 빨리 수다 떨다 다 왔다
들어선 장 어느새 이거 사요 저거 사요
뱀 장수 약 장수 흥정 꾼의 싸움 소리
눈으로 보는 물건 다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국밥 어멈들아 이리 와라
쌈지 돈의 할머니 국밥 한 그릇 사주신다
구경 났네 구경 하자 싸움박질 구경 났네
물건 구경 싸움 구경 뱀 장수 뱀 구경
약 장수 입담에 천 만년 살 것 같고
국밥 한 그릇에 나른한 몸 어디 가야 시원한가
한 바퀴 다 돌고 나니 등짝에 땀 범벅
기우는 해 바라보니 우물둥치가 그립고
생선 한 손 샀으니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셋이 모여 오는 길 저녁이 저문다
댓글목록
이혜우님의 댓글

옛날에
남이 장에가니
씨 오쟁이 떼어들고 따라간다고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