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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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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임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95회 작성일 19-01-03 01:30

본문

달빛사냥 







허기진 처마를 따라 우르르 
몽롱한 떠꺼머리들이 이 골목 
저 골목 몰려다니곤 했었다 
때로는 파과에 몸부림치고 
때로는 밀밭에서 까무러쳤다가 
어둠이 내린 끈을 부여잡고 
밤새도록 우짖곤 하다가 결국 
시나브로 해체되어 가면서도 
동네마다 고루 손을 내밀어 주던 
낙낙한 달빛이 아니었다면 
진즉 산산이 깨져버렸을 것을 
본능으로 감지하고들 있었다 
게다가 가끔 억울에 쩔고 
설움에 거꾸러질 때마다 
후련히 해갈해 주던 그 달빛은  
지금도 도도히 빌딩 줄기마다 
흥건히 넘쳐흐르고 있는데 
뿔뿔이 흩어진 그 잔상들은 
아직도 교교한 달밤이면 
목마른 야수들처럼 갈망을 쫓아 
달빛사냥에 취해 버리곤 하는데 







풍자문학.2013.여름호 
삼원기획.2019.1.1 

추천0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남쪽 새벽 하늘
그믐달과 샛별이 사이좋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믐달에 독주 담아 마시고 싶은 사람
그리운 아침입니다
새해에도 행복한 날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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