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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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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 박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39회 작성일 19-05-22 16:44

본문

사 진 첩                         

                   -  세영 박 광 호 -


사진첩엔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계시고
고추 들어낸 젖먹이 내가 있다
어른들이 고추를 튕기며
이게 뭐 하는 거야 하면
색시 밭에 씨 할 거야 했다던 내가
이렇게 생겼었나?
우습기도 하고...
나를 기르신 당신들의 이야기
그리고 내 성장과정이
모두 그려있다
철부지 유년에서 학사모를 쓴
성년이 되기까지
배움의 세월들이 적혀있고
두 분의 땀과 눈물이 얼룩져있다


그 분들의 한 세월을 뒤로 이번엔
나의 얘기들이 펼쳐진다.


폐백실에서 아내가 밤 대추를
받아 안던 그때부터
치마폭에 매달려 자라온
아이들과
우리 부부가 살아온
애환의 일기장이 있고
발가락에 티눈 박히고 허리 휘청 이던
중년의 세월....
한 지붕 떠 받혔던 기둥이
흰머리 늘어나며 그 무게에 휘어진 채로
서있는 내 모습이 거기에 있다


사진첩을 덮고 허공을 바라보니
한편의 영화를 관람한 듯 하고
흑백시대에서 칼라시대를 넘어오며
질곡의 역사와 함께 늙어진
자신의 연민에 가슴이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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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은 아마 그런가 봅니다.
사진첩을 통해서 볼 수있는 여러 모습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라 할 수 있지요.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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