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발 / 안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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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20회 작성일 19-06-15 15:07본문
노루발 / 안행덕
먼 하늘 그리워 울음 삼킨 숲
잎마다 푸른 그늘이 내려 앉은 그 곳
어둠을 빠져 나온 여린 노루발 꽃송이
전설을 방울방울 피워내고 있다
은혜를 아는 노루는
산에만 발자욱을 찍는 게 아니었구나
금새 무너질 것 같은 옹색한 달셋방
달빛을 콩콩 찍고 가는 발자국도 있다
매일 같이 낯선 길을 돌고 도는
수선 집 재봉툴에 달린 노루발
허기진 발로 밥 한 공기 찾아
지구를 몇 바퀴나 돌았을까
구닥다리 낡은 세월 뒤집어가며
이웃의 서러움도 꾹꾹 밟아 기워내는 발
푹푹 뜯어진 옷깃 털어내는 발톱 끝에
싸라기처럼 묻어나는 실밥을 먹고
야윈 발가락이 절룩거릴 때마다
덧대고 이어주면 드디어 빛나는 진실
오늘도 생의 늑골 밑을 환하게 비춘다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은혜를 아는 노루는
산에만 발자욱을 찍는 게 아니었구나 하는
문어발에 대한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봉틀에 노루발 빠지면
재봉틀 구실을 할 수 없죠
노루발도 어떤 노루말을 쓰느냐에
어떤 박음질이 되는지 알게 됩니다
삯바느질하는 사람에겐 아주 중요한 노루발
고운 시편에 감사히 머뭅니다
즐거운 주말 저녁 되십시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루발 꽃을 보았습니다.
노루발은 산을 딛고 다니지만
때로는 어머니 가슴에, 혹은 아버지 가슴에 찍히기도 하지요
우리들 가슴에도 고단했던 삶의 족적으로 남지요.
아름다운 시에 머물다 갑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시향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