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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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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권정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88회 작성일 18-03-02 12:55

본문

호숫가에 앉아

 

                     권정순

 

 

호젓한 시간

호젓한 호숫가 흔들의자에

호젓하게 앉아

호젓함을 만끽하는 데는

멀리 달리는 자동차들 소음도 용서되고

비둘기 암울한 울음도 용납된다.

 

호수를 둘러싼 빌딩들도

나와 아무 상관 없이 서 있음을 허락하고 싶다

 

눈을 감아도

호젓함이고

눈을 떠도 호젓함이여

흩어지지 말고

헐벗고 선 아름드리나무의 잔가지만큼

호수를 채운 살얼음만큼 내게 임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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