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天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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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493회 작성일 20-05-23 09:02본문
천지(天池)
그 옛날 화염이 못을 팠다.
신비에 이르는 길을 산이 가로막고
검은 안개는 햇빛까지 가두어버렸다.
영봉(靈峯)에 이르는 발길은 거칠었지만
내뿜는 야생화 향기를 따라
비포장 길 돌고 또 돌아 천지로 갔다.
승천 못한 하늘이 벽속에 갇힌 채
억겁 세월 겹겹이 쌓인 눈물이
절벽을 뛰어내려 압록과 두만이 된다.
바람은 구름을 연실 몰아내고
절벽은 파수꾼이 되어 못을 지킨다.
접근이 불허된 천지(天池)는
신령만큼 거룩하고 천상처럼 오묘하다.
바라만 볼 뿐 밟을 수 없어
숭상할 만큼 경외감만 서린다.
조금 전 바람이 호수에 빠졌더니
뭉게구름이 뛰어내렸다.
구름이 탈출하자마다 호수에 태양이 빛난다.
순간순간 바뀌는 거대한 화면은
특별한 세상을 생중계하고 있다.
북에서 건너온 새 몇 마리 내 곁을 지나며
저쪽이 이쪽 보다 더 멋지다고 한다.
2015.7.4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
언어의 연금술사!
라고 하는데,
공감하게 되는
묘사의 깊이가 남다르십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봉(靈峯)에 이르는 발길은 거칠었지만
내뿜는 야생화 향기를 따라
비포장 길 돌고 또 돌아 천지
저쪽이 이쪽 보다 더 멋지다고 한 저쪽을
저는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저는 말로만 듣던 천지인데
시인님의 시를 읽고 그림으로 그려 봅니다
저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잘 감상했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르는 새들은 이쪽도 저쪽도 가는 데
우리 사람은 길이 막혔으니 어찌 하나
사람이 주인이라 했거늘
나르는 새가 되고 싶습니다
귀한 시향 감사합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다녀가신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