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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방아 찧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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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06회 작성일 20-06-27 05:52

본문

   밀방아 찧는 날

                                  ㅡ 이 원 문 ㅡ


지붕 위 벗은 하늘

오늘은 맑으려나

민들레꽃으로 보아

맑은 날이 되겠고

뜨락의 개미로 보면

그것도 아닌데


혼잣말에 할머니

그 눈총에 힘든 엄마

우리 엄마 잔소리에

얼마나 귀찮어 했나

멍석 뒤집어 털기 또한

그만큼 힘들었고


우물둥치 밀 함지에

씻을 밀 가득

우리 엄마 조리질에

씻은 밀 물 빠지면

우리들은 멍석으로

두서너번씩 퍼날렀지


사나흘 말려 찧을 밀

밀가루의 꿈 가득

방앗간 아저씨

눈썹까지 하얗고

귀찮어 했던 우리들

밀가루 꿈에 젖었다


술빵에 부침게에

칼국수 수제비

그리고 또 뭐 있었지

깊은 생각의 할머니

풀 쑤어 벽 바를 걱정

엄마는 텃밭 둑

애호박이 걱정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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