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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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81회 작성일 23-02-01 06:37본문
달에 관한 기억
정민기
발라 먹은 뼈다귀 감자탕 같은
달이 떴었지
구름이 달을 삼킨 밤이 오면
나는 별 대신 반짝이는 두 눈으로
어스름한 새벽을 노려보며 편지를 썼을까
마음에도 없는 나,
뒤통수에 눈이 없어 돌아다볼 수밖에 없었지
벽에 걸린 것은 거울
그리고 거울과 사이가 벌어진 달력
누군가의 마음에 무임승차라도 하고 싶은데
내 기억을 야금야금 갉아 먹고 말았다
반쯤 흐릿해진 기억이라도 밝다
나무를 바라보면
잎새라도 날려 보내줄 것 같은데
텅 빈 나뭇가지만 해골처럼
앙상하게 자란 겨울
해처럼 떠오른 기억조차 서쪽으로 멀어져 가고
물가처럼 상승하는 마음
몰려온 바람이 차갑게 돌아서고 있다
구름이 눈이 되어
펑펑 울어줄 때까지
달에 닿은 기억,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고흥》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노장로님의 댓글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검은 달이 되어 기억을 후벼파던 어린 옛시절이 원망 스럽습니다
그래도 그 달 먹고 바라보며이렇게 살아왔네요
정민기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마음에도 봄이 올 것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정건우님의 댓글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달에 닿은 기억,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제 취미가 크루아상을 만드는 것인데, 이 시의 말미를 보니
갑자기 그 제과빵이 생각나네요. 초승달 같은 빵.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외로움도 그러면 명품이겠지요.
정민기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이 명품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