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 집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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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 집의 여름
ㅡ 이 원 문 ㅡ
앞 산 자락 으스라니 기울 듯 기우는 집
저 문안의 꽃 가마는 누구의 것이 될까
주인 없는 꽃 가마 기다림은 있는지
풀 넝쿨에 칡넝쿨 안으로는 거미줄
북망산천 가는 길 안 타고 갈 사람이 누구요
까마귀 짖음에 문 안 두드릴 사람이 누구요
눅눅하니 진해 벌레 구렁이 똬리 트는 집
누구의 집 자손이 먼저 찾아 문 두드릴까
이 세월에 못 박고 저 세월에 못 박는 집
한 서린 이 가슴에 무엇을 남겨 놓을지
병든 늙은이 가슴에 대못 박는다
누가 바라보고 안 바라볼 집인가
머리 맏에 약탕기 내다버리는 날
앓는 소리도 이제 그만 그 소리도 힘들구나
끊어질 쇠심줄 목숨 오늘 밤이면 끊어질까
어제도 싫고 오늘도 싫구나 남은 정 하나 사흘이면 끊기겠지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요즘도 상여 집이 있나요 예전에는 상여 집 부근을 다니기 무서웠습니다
추억의 상여 집 잘 감상하고 갑니다 이원문 시인님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폭염과 폭우가 이어져서인지
부음을 많이 받게 됩니다
다시 장맛비 소식이 찾아오니
까닭 없이 걱정이 앞섭니다
마음 보송보송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정민기09님의 댓글

"누구의 집 자손이 먼저 찾아 문 두드릴까"
깊어가는 계절의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