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 서숙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비 / 서숙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3회 작성일 16-06-12 00:31

본문

비 / 서숙희



아무도 없는 밤을 누가 톡톡 두드린다

창문을 활짝 열고 귀마저 환하게 연다

늦도록 불 켜진 창에 빗금들이 깃을 부빈다

가볍게 스치는 여린 물빛의 느낌표들

빗금과 빗금 사이 번짐이 함뿍 젖어

투명한 울먹임으로 가슴에 스며든다

뒤척이는 한 영혼과 명징한 빗소리가

적막이라는 따스한 둘레 안에 깨어서

가만히 밤을 넘고 있다, 서로를 기댄 채



鵲巢感想文
    밤에 듣는 빗소리는 명징하다. 조용한 세상에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곧 시인과 함께 벗이 된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귀마저 환하게 열고 마는 시인, 이 비는 곧 작가의 마음을 옮겨가기까지 한다. 깃을 비빔으로서 이는 곧 시의 발단이다.

    시조 둘째 수는 시인의 마음을 옮겨놓는다. 근데, 이 비만큼 명징한 그 어떤 사유는 없다. 오로지 가볍게 스치는 여린 물빛뿐이다. 그러니까 삶의 무게, 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어떤 고뇌 같은 것이라고만 추증할 뿐이다. 빗금과 빗금 사이 번짐뿐이며 이것도 아닌 것 같고 저것도 아닌, 오로지 가슴에 스미는 아픈 현실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시조 셋째 수는 뒤척이는 한 영혼, 곧 시인이겠다. 명징한 빗소리는 시인의 마음을 환유한다. 적막이라는 따스한 둘레 안에 깨어서, 이러한 표현도 빗방울에 착안하여 어떤 세계관을 대신한다. 이 적막한 밤을 서로의 마음을 기댄 채 넘는다. 결국, 혼자서 이겨낸다.

    이건 사족이다만, 필자가 사는 집은 패널 집이라 빗소리는 누가 두드리는 것처럼 오지는 않는다. 천만 대군쯤 되는 이 천만 대군이 탄 말이 마치 힘차게 달려오는 듯하다. 가히 장관을 이룬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거린다. 처음 이 집에 잠잘 때는 잠이 오지 않았다. 지붕이 무너지는 듯해서 두 눈 똑바로 천장만 봤다. 지금은 자장가다. 그 어떤 바이올린보다도 피아노 협주곡 황제를 듣듯 구슬이 막 굴러간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도 운명을 작곡한 베토벤도 이러한 지붕 밑에서 잠자지는 않았을 거로 생각하면 무척이나 행복하다.

    비 오면 천만 대군쯤은 사열하고 있을 테니 그 어떤 두려움도 없이 잠만 자는,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60건 1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0 0 02-23
1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5 0 02-23
1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2-23
1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2 0 02-23
1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7 0 02-22
1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9 0 02-22
15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5 0 02-21
1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5 0 02-21
1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8 0 02-21
1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7 0 02-20
1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2-20
1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3 0 02-20
1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5 0 02-19
14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8 0 02-19
1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0 0 02-18
1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9 0 02-18
1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4 0 02-17
1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3 0 02-17
1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0 0 02-16
1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6 0 02-16
1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3 0 02-15
1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1 0 02-15
13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8 0 02-14
1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0 0 02-14
1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2 0 02-13
13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6 0 02-13
1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5 0 02-12
1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7 0 02-12
1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1 0 02-11
1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6 0 02-11
1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7 0 02-10
1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9 0 02-10
1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3 0 02-09
1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1 0 02-09
1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4 0 02-08
12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1 0 02-08
1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3 0 02-07
1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9 0 02-07
1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6 0 02-06
12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6 0 02-06
1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5 0 02-05
1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4 0 02-05
1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9 0 02-04
1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8 0 02-04
1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7 0 02-03
1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7 0 02-03
1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2 0 02-02
11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5 0 02-02
1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4 0 02-01
1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8 0 02-0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