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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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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 안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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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80회 작성일 16-12-2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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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 안현미





    주름진 동굴에서 백 일 동안 마늘만 먹었다지
    여자가 되겠다고?

    백 일 동안 아린 마늘만 먹을 때
    여자를 꿈꾸며 행복하기는 했니?

    그런데 넌 여자로 태어나 마늘 아닌 걸
    먹어본 적이 있기는 있니?



鵲巢感想文
    시를 쓴다는 것은 염원이자 희망 같은 것을 품기 위한 하나의 주술행위 같다. 어쩌면 신화와 같은 이야기를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1c는 신화 같은 이야기를 쓰기에는 문명은 이미 많이 발전하였다. 시인 안현미께서 쓴 ‘곰곰’은 신화 같은 이야기와는 다르지만, 우리의 단군신화를 바탕으로 시를 쓴 것은 분명하다. 시제도 ‘곰’이 아니라 ‘곰곰’ 두 번 강조했다.

    곰을 의식하며 쓴 글이지만, 어떤 일이든 깊이 생각지 않을 수 없는 거라 ‘곰곰’이라는 부사를 시제로 쓴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건 지나가는 얘기지만, 요즘 뜨는 상호로 ‘봄봄’이라는 상표가 있다. 단어를 하나만 놓고 볼 때는 평이하다가도 중복하여 보면 그 자체로 운이 따르며 읽는 맛이 나, 인식이 더 빠를 때가 있다.

    하나만 예를 더 들어보자. ‘싱싱’이라는 상호도 있는데 냉동기만 다루는 업체다. 정말 ‘싱싱’ 만 들어도 냉장고에 든, 상추가 살아 숨 쉬며 뛰쳐나올 것 같지 않은가! 나는 이러한 예를 들면서도 압량 조감도만 생각한다. 대도로 변에 하루 매출이 얼마 되지 않는다. 아예 도시락 집으로 바꿔 상호를 ‘깡깡’이라고 하면 어떨까 하며 궁리한다. 깡깡 도시락 말이다. 소싯적 도시락 까먹던 기억도 뭔가 열어보고 싶은 마음도 깡그리 먹고 싶은 마음도 든다. 이건 나만 가진 생각일까! 하여튼,

    시 1연을 보면 주름진 동굴에서 백 일 동안 마늘만 먹었다, 여자가 되겠다고 하며 물음표(?)를 붙였다. 1행은 시인이 하고 싶은 말에 동의를 구하는 문장이다. 여기서 동굴과 마늘과 여자는 일차적인 뜻으로 보기에도 무관하겠지만, 다른 뜻도 있겠다. 그러니까,

    주름진 동굴은 시인의 세계관이다.(온전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마음만 먹으면 백 일은 충분하다. 어떤 한 작품을 남기는 것도 백일이면 완성한다. 나는 시 감상문으로 책을 낸 적 있는데 부끄러운 일이지만 석 달 만에 읽은 시집이 100권가량 되었으며 이 결과로 ‘구두는 장미’라는 책을 낼 수 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아찔하다. 좀 더 묵혔다가 제대로 냈어야 했다.

    어떤 작품을 남기는 것도 어떤 일을 해내는 것도 몰입이 필요하다. 창공을 나는 독수리도 강가에 물고기 하나 낚더라도 몰입이 없으면 낚을 수 없다. 시 2연을 보면 백 일 동안 아린 마늘만 먹을 때 / 여자를 꿈꾸며 행복하기는 했니? 하며 의문형으로 묻는 것 같아도 어떤 일에 대한 반어적 표현이다.

    초식동물이 고기를 먹을 순 없듯이 일에 대한 한탄 같은 것이 시 3연에서 얘기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어떤 공정의 기간을 거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서막에 불과하다. 한 단계가 끝나면 또 다른 단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삶인 것이다.

    신화信話 즉, 詩는 신화神話를 너머 신화信話로서 우뚝 설 때 정말 우리의 신화로 남는 것은 아닐지! 마치 우리의 민족을 묶는 것은 단군신화가 그 바탕이듯 커피를 마시면 죽지 않는다는 칼디의 신화와 같은 시, 인간은 끊임없는 창작과 몰입만이 순간순간 찾아드는 행복임을 어쩌면 이 시는 표현하고자 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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