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年 /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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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30회 작성일 16-12-28 00:02본문
百年 / 문태준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 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단골 술집에 와 오늘 우연히 시렁에 쌓인 베개들을 올려보았네
연지처럼 붉은 실로 꼼꼼하게 바느질해놓은 百年이라는 글씨
저 百年을 함께 베고 살다 간 사랑은 누구였을까
병이 오고, 끙끙 앓고, 붉은 알몸으로도 뜨겁게 껴안자던 百年
등을 대고 나란히 눕던, 당신의 등을 쓰다듬던 그 百年이라는 말
강물처럼 누워 서로서로 흘러가자던 百年이라는 말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하루를 울었네
鵲巢感想文
이 시에서 百年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百年, 부부는 백년가약百年佳約이라 했다. 나는 이 시를 읽고 가슴 먹먹했다. 百年,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 즐거운 일도 슬픔 일도 행복과 불행은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세월이다.
詩人 오영록 선생의 詩 ‘고등어자반’에서도 부부의 정은 이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필사해 본다. “부부로 산다는 것이 고행임을 저들도 알고 있는지 / 겹으로 포개진 팔 지느러미로 / 고생했다고, 미안하다고 / 가슴을 보듬고 있다.” 그렇다, 부부는 자반고등어처럼 있는 거 없는 거 다 드러내 보이며 가슴으로 껴안는 거다.
아마 시인의 아내는 이 시를 지을 때만 해도 불치병으로 고생한 거로 보인다.
이 시를 읽으며 더욱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종결어미로 사용한 ‘마셨네, 보였네, 보았네, 울었네’ 와 틈틈 써 내려 간 百年이라는 시어는 백년처럼 백년과도 같이 더욱 아득하고 먹먹하게 했다.
사랑한 사람 그것도 아내가 이리 아프다. 아픈 아내를 보고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남편의 고뇌를 나는 읽고 있다. 나는 아내에게 어떻게 돼 했던가? 함께 일하며 두 아들을 키우는 부모로 양가 어른을 함께 보살피는 아내로 말이다.
공자께서는 군군君君,신신臣臣, 부부父父,자자子子라 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는 말이다. 아비가 아비답지 못하면 온전한 가정을 이룰 수 없고,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면 국가가 어찌 온전할 수 있을까 말이다. 세월은 어찌 가는지 모르는 것이 百年이다.
약관과 이립에 결혼하여 함께 꿈을 가지며 이상을 펼쳐 나간다. 불혹에 위기를 가질 수도 있으며 다질 수도 있다. 지천명에 이르러 아이들의 출가를 바라보며 이순에 세상 가장 푸른 잔디밭에 함께 누워 무지갯빛 하늘을 보아야 한다. 퍼뜩 지나고 말 百年, 깨닫다시피 하면 벌써 후딱 가버린 百年, 잠시 눈뜨고 살아 있을 때만이라도 고등어자반처럼 있자며 百年을 읽었다.
가슴 먹먹했다.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 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단골 술집에 와 오늘 우연히 시렁에 쌓인 베개들을 올려보았네
연지처럼 붉은 실로 꼼꼼하게 바느질해놓은 百年이라는 글씨
저 百年을 함께 베고 살다 간 사랑은 누구였을까
병이 오고, 끙끙 앓고, 붉은 알몸으로도 뜨겁게 껴안자던 百年
등을 대고 나란히 눕던, 당신의 등을 쓰다듬던 그 百年이라는 말
강물처럼 누워 서로서로 흘러가자던 百年이라는 말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하루를 울었네
鵲巢感想文
이 시에서 百年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百年, 부부는 백년가약百年佳約이라 했다. 나는 이 시를 읽고 가슴 먹먹했다. 百年,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 즐거운 일도 슬픔 일도 행복과 불행은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세월이다.
詩人 오영록 선생의 詩 ‘고등어자반’에서도 부부의 정은 이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필사해 본다. “부부로 산다는 것이 고행임을 저들도 알고 있는지 / 겹으로 포개진 팔 지느러미로 / 고생했다고, 미안하다고 / 가슴을 보듬고 있다.” 그렇다, 부부는 자반고등어처럼 있는 거 없는 거 다 드러내 보이며 가슴으로 껴안는 거다.
아마 시인의 아내는 이 시를 지을 때만 해도 불치병으로 고생한 거로 보인다.
이 시를 읽으며 더욱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종결어미로 사용한 ‘마셨네, 보였네, 보았네, 울었네’ 와 틈틈 써 내려 간 百年이라는 시어는 백년처럼 백년과도 같이 더욱 아득하고 먹먹하게 했다.
사랑한 사람 그것도 아내가 이리 아프다. 아픈 아내를 보고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남편의 고뇌를 나는 읽고 있다. 나는 아내에게 어떻게 돼 했던가? 함께 일하며 두 아들을 키우는 부모로 양가 어른을 함께 보살피는 아내로 말이다.
공자께서는 군군君君,신신臣臣, 부부父父,자자子子라 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는 말이다. 아비가 아비답지 못하면 온전한 가정을 이룰 수 없고,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면 국가가 어찌 온전할 수 있을까 말이다. 세월은 어찌 가는지 모르는 것이 百年이다.
약관과 이립에 결혼하여 함께 꿈을 가지며 이상을 펼쳐 나간다. 불혹에 위기를 가질 수도 있으며 다질 수도 있다. 지천명에 이르러 아이들의 출가를 바라보며 이순에 세상 가장 푸른 잔디밭에 함께 누워 무지갯빛 하늘을 보아야 한다. 퍼뜩 지나고 말 百年, 깨닫다시피 하면 벌써 후딱 가버린 百年, 잠시 눈뜨고 살아 있을 때만이라도 고등어자반처럼 있자며 百年을 읽었다.
가슴 먹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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