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 정원숙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월요일 / 정원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56회 작성일 17-01-02 20:15

본문

월요일 / 정원숙






    침묵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귀에서 입으로 가는 길은 짧았다. 당신은 말했다. A급은 스페셜이고 질이 좋아. B급은 거짓 낭만이고 소설의 끝처럼 씁쓸하지. 길 위 꽃을 꺾어 방을 장식했다. 보이지 않는 향기가 시간을 왜곡했다. 노래는 아무것도 건설하지 못했지만 B급이 세상을 적셨다. 내겐 정전이 없다. 그러므로 나는 들을 것이다. 결코 나는 발설되지 않을 것이다. 서정의 방식으로, 거짓 낭만이 비에 젖고 있었다. 불멸이 방식으로, 보도블록이 장맛비에 부서지고 있었다. 향기와 시간이 걸어간 길을 따라 길이 흘렀다. 월요일은 모레일 수도, 영원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도살장으로 향하는 돼지들의 엉덩이가 보석처럼 빛났다. 입에서 항문으로 가는 길은 짧지 않았다. 아침이면 걸레 같은 태양이 떠올랐다.



    鵲巢感想文
    이 시는 B급 처지에서 쓴 것이지만, A급 질 좋은 시가 되었다. 모든 길은 이미 꽃이다. 길을 만들었다는 것은 새로운 사람이 걸어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길은 자체 향기가 있으며 노래처럼 뻗었다. 이러한 길로 B급은 늘 가슴을 적신다. 이러한 B급은 마음을 오로지 한 곳에 집중하며 딴 마음을 갖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들을 것이다. 절대 발설되지 않을 거란 나의 이야기는 시로 환생하여 누구나 들을 수 있고 읽을 수 있으니 불멸이다. 보도블록 같은 시어가 우울한 마음에 부서진다. 꽃은 이미 걸어온 시간만큼 따라 흘렀으므로 길이 열렸다. 이제 시(월요일)는 영원한 꽃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치 도살장으로 향하는 돼지처럼 무한한 상상만 안은 시는 보석처럼 빛나 보이기만 할까! 뱉고 쓰는 과정이 저렇게 짧지가 않다니 말이다. 아침이면 만신창이가 된 나를 발견하겠다.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말이 있다. 한비자에 나오는 말로 그루터기를 지켜보며 있다가 토끼를 기다린다는 말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밭을 갈던 농부가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그루터기에 머리 박고 죽는 것을 발견한다. 이것을 본 농부는 더는 밭을 갈지 않고 토끼만 기다렸다. 지나는 사람이 이 광경을 보고 꽤 비웃었다는 얘기다. 낡은 관습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것에 순응하지 못한 사람을 비유한다.

    詩, 공부가 마치 수주대토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나와 있는 글과 책은 그루터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 말이다. 또 그렇다 하더라도 옛것을 제대로 알아야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공자의 말씀도 있지 않은가!*

    이미 나는 길 위에 핀 꽃을 꺾었다. 이 꽃을 방에 장식하기까지 했다. 이 꽃향기가 나의 시간을 왜곡하였다 하더라도 또한 이 꽃으로 그 어떤 것도 건설한 것이 없다지만, 나는 세상을 적셨다. 까만 고양이가 제 털을 무한정 핥고 닦듯이 내일은 고운 빛깔로 나는 걸어갈 것이다. 세상을 보는 안목과 견해가 좋고 자신감으로 새로운 도전에 용기가 생긴다면 뭐에 부러운 것이 있을까 말이다. 내 마음이 시에 대한 열정으로 다 하였으니까! 하늘의 뜻에 부응할 따름이다.

    =============
    각주]
    *논어; 子曰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60건 1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1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5 0 05-06
2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0 0 05-05
2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0 05-05
20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1 0 04-25
20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2 0 04-24
2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6 0 04-23
2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6 0 04-23
2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9 0 04-21
20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1 0 03-24
2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6 0 03-23
20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3 0 03-11
1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8 0 03-09
1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6 0 03-08
1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7 0 03-08
1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7 0 03-07
19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7 0 03-07
19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8 0 03-06
1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5 0 03-06
19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0 0 03-05
1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3-05
1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4 0 03-05
18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8 0 03-04
18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3 0 03-04
18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0 0 03-04
18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6 0 03-03
18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2 0 03-03
18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2 0 03-02
18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9 0 03-02
18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2 0 03-02
18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1 0 03-02
18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4 0 03-01
17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6 0 03-01
17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1 0 03-01
17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3 0 03-01
1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9 0 02-28
17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1 0 02-28
1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4 0 02-28
17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7 0 02-28
17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5 0 02-27
17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1 0 02-27
17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5 0 02-26
16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7 0 02-26
16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3 0 02-26
1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4 0 02-26
16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4 0 02-25
1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6 0 02-25
16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4 0 02-25
1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2 0 02-25
16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6 0 02-24
1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6 0 02-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