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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동안 읽어야 하는 시 / 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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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76회 작성일 17-01-10 21:06

본문

9시간 동안 읽어야 하는 시 / 김승일*






    교양 잡지를 읽고 있었다 거기서 어떤 시를 보았다 83쪽에 있었다 제목이 9시간 동안 읽어야 하는 시였다 시가 무척 길었기 때문에 나중에 읽기 위해 페이지를 넘겼다 그러자 9시간 동안 읽어야 하는 시를 읽지 않고 읽으면 이해할 수 없는 시라는 제목의 시가 있었다 그다음 장에는 9시간 동안 읽어야 하는 시를 읽지 않고 읽으면 이해할 수 없는 시를 읽지 않았다면 이해할 수 없는 시가 있었다 그는 그가 이러한 말장난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가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나 나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9시간 동안 읽어야 하는 시를 타이핑해 보았다 그 시를 타이핑하는 데 5분 정도 걸렸다



鵲巢感想文
    시제時制가 과거형이다. 시제詩題는 9시간 동안 읽어야 하는 시고 시제詩題는 시제試題로 오늘을 풀어야 하는 나의 시제施濟다.
    우리는 어떤 한 사건에 대하여 고민하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는 않은가! 피상적으로 보며 지나는 무수한 일들이 많다. 마치 교양 잡지를 읽고 무심코 넘기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가 몸담은 사회를 그렇게 보고 있지는 않은가!
    세상은 넓고 세상은 더욱 좁아졌다. 각종 미디어와 디지털 매체는 세상과 소통하는 측면에서 더욱 넓고 깊으며 신속한 세계를 만들었다. 하지만, 기존의 아날로그인 인간적이며 정감이 나는 소통은 없어졌다. 화자는 이러한 현대사회의 단절성을 강조했던 것은 아닐까!
    교양은 있지만 교양은 없는, 9시간 동안 잠을 자고 9시간 동안 일을 하며 혹은 9시간 동안의 우리의 행적은 당사자만의 아는 일이다. 이웃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지만, 나의 일은 우리의 일은 9시간마다 척척 나오고 이러한 일을 우리가 읽는 시간은 또 필사하는 시간은 단지 5분이면 충분하다.
    그 내막은 왜 그래야만 했는지 어떤 계기로 그렇게만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공자의 말씀 논어(論語)에 ‘화이부동 동이부화(和而不同, 同而不和)’가 있다. 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끼리끼리 모이지 않고 소인은 자기들끼리 모이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말을 줄인 말이다. 사람은 저마다 특수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며 사회에 필요한 사람으로 조화를 가꾸어야 한다. 하지만 소인은 끼리끼리 모이면서 특수성을 거부하고 같음을 요구한다.
    이것은 또 다른 치우침이나 당파를 만들고 천편일률적 사고는 좋은 결과를 낳기 힘들다. 다원화와 다양화를 추구하면서 조화를 꾀할 때 발전 가능성이 높다. 조화와 화합은 상호 간의 차이, 구별, 갈래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시는 어쩌면 우리는 우리 것만 강조하지는 않았는지 이웃을 돌아보며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끔 한다.

    시 제2호 / 이상

나의아버지가나의곁에서졸적에나는나의아버지가되고또나는나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고그런데도나의아버지는나의아버지대로나의아버지인데어쩌자고나는자꾸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느냐나는왜나의아버지를껑충뛰어넘어야하는지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

    이상은 오감도 시 제2호를 조선중앙일보(1934년 7월 25일)에 발표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살았던 인물이다.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발표할 때, 많은 시인의 개탄 속에 글을 내려야 했던 비운의 시인이었지만, 우리 문학의 다다라는 풍조와 초현실적 작품세계를 열었던 것만은 높이 살만하다.

    이상은 전통성을 탈피하고 싶은 마음을 시 제2호에 심었다. 위 시 ‘9시간 동안 읽어야 하는 시’는 마치 이상을 생각게 한다. 어떤 전통성과 윤리성을 부정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시인의 마음이 약간 보이는 것은 나만 느끼는 것일까!


    그의 시 시 제2호의 패러디한 글이다.
    커피 2잔/ 鵲巢*2

나의커피가나의곁에서볶을적에나는나의커피가되고또나는나의커피의커피가되고그런데도나의커피는나의커피대로나의커피인데어쩌자고나는자꾸나의커피의커피의커피의…….커피가되니나는왜나의커피를덜덜볶아마셔야하는지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커피와나의커피의커피와나의커피의커피의커피맛을한꺼번에맞추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


    어제 볶은 커피와 오늘 볶은 커피가 서로 맛이 다르다면 단골은 없겠다. 왜? 커피에 믿음을 부여하지 못했으니까? 무슨 커피를 볶았는지 어떤 포인트를 두고 볶았는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로스터들은 새로운 맛을 추구하기 위해 오늘도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새로운 맛을 추구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은 그 어떤 것도 없기에 새로움을 마련해야 한다.
    시 ‘9시간 동안 읽어야 하는 시’ 신맛을 강조하든 쓴맛을 강조하든 아니면 그 어떤 맛을 추구하였던가! 어쨌거나 오늘도 커피를 볶았다는 거, 그 볶은 커피를 한 잔 마셨다는 거, 9시간이고 뭐고 간에 커피 한 잔 마시는 데는 불과 몇 분 걸리지 않았다는 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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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김승일 경기도 과천에서 출생. 200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등단
    *2
    필자의 詩集, 카페 鳥瞰圖 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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