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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D / 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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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94회 작성일 17-02-1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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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 김지율




    나에게 오렌지는 세 개다 아니 네 개일 때도 있다 당신의 이야기는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당신의 상자 속에 얼마만큼의 오렌지가 있는지 빨간 팬지나 체조 선수들은 오렌지가 몇 개 필요한지

    문예지에 실린 모르는 당신은 오렌지가 많아 아는 사람처럼 보이다가 달리는 트럭에 깔려 박살 난 오렌지의 기분이 들 때,

    혹은 허겁지겁 밥을 먹고 충분하고 윤리적인 잠을 자거나 일기를 쓰면서 누구에게 한 표를 주어야 할지 생각하지만,

    오렌지를 다섯 개 가지고 있는 어떤 사람이 나에게 물었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솔직히 옥상보다 화장실에서 더 자주 바뀌고 세 번째 보다 네 번째가 더 좋았다는 말은 모두 오렌지 때문이다

    무서워서 도망치는 오렌지의 꿈을 꾼 어젯밤, 당신의 순간들에는 몇 개의 오렌지가 있었나

    이런 시대에 오렌지를 말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만 오렌지 때문에 깃발이 흔들리고 옥수수가 익는 건 사실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뺨이 뜨거울 정도로, 웃거나 울겠지만, 8층에서 3층으로, 당신과 당신에게, 세 시에서 네 시로



鵲巢感想文
    시제 ‘D'는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deep-black, 깊고 검은 마음이다. 마음을 표현하는데 오렌지라는 단어를 시어로 사용했다. 하트는 분홍색이듯 핑크색하면 오렌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오렌지를 표현하는 데는 어떤 특정된 시어로는 부족하다. 그러므로 오렌지는 마음의 어떤 상태를 표현하는 상징이다.
    나에게 오렌지는 세 개다 아니 네 개일 때도 있다. 마치 옷을 몇 개나 입었는지 표현하는 것 같은 문장이다. 이처럼 마음은 몇 겹을 가리는지 우리는 모른다. 당신의 이야기는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마음을 표현하는데 당신은 어디서 시작하면 좋을까?
    당신의 상자 속에 얼마만큼의 오렌지가 있는지 빨간 팬지나 체조 선수들은 오렌지가 몇 개 필요한지. 여기서 상자와 옷장 그리고 마음을 중첩하며 문장을 이끈다. 팬지라는 시어도 깜짝 놀랄 일이다. 팬지는 꽃 이름이지만 마치 팬티와 같은 소리 은유로 유추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시는 팬티를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다. 팬티 같은 껴입은 마음이다. 다음은 체조 선수가 나오고 이 선수들도 마음은 있으니까?
    문예지에 실린 모르는 당신은 오렌지가 많아 아는 사람처럼 보이다가 달리는 트럭에 깔려 박살 난 오렌지의 기분이 들 때, 문예지에 실린 시는 마음이 풍부하다. 마음이 풍부하니까 이러한 시를 쓰겠지. 하지만, 시가 해체될 때는 트럭에 깔려 박살 난 마음과 같다.
    혹은 허겁지겁 밥을 먹고 충분하고 윤리적인 잠을 자거나 일기를 쓰면서 누구에게 한 표를 주어야 할지 생각하지만, 마음도 밥을 먹어야 하며 마음을 속일 수 없는 잠은 자연히 이루어야 하지, 누구에게 한 표 주어야 하는 것은 모두 마음이지.
    오렌지를 다섯 개 가지고 있는 어떤 사람이 나에게 물었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오렌지를 다섯 개 가졌다는 것은 그만큼 가식적인 사람을 표현한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냐고 묻는 것은 마음을 묻는 것이다.
    솔직히 옥상보다 화장실에서 더 자주 바뀌는 건 마음이다. 세 번째 보다 네 번째가 더 좋았다는 말은 모두 마음의 표시다.
    무서워서 도망치는 오렌지의 꿈을 꾼 어젯밤, 당신의 순간들에는 몇 개의 오렌지가 있었나? 악몽을 꾼 건 마음을 덮은 꿈이며 당신의 순간순간은 마음이 몇 개나 되는지 말이다.
    이런 시대에 마음을 말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만 마음 때문에 깃발이 흔들리고 옥수수가 익는 건 사실이다. 깃발과 옥수수 또한 상징적인 시어다. 깃발처럼 옥수수와 같은 마음의 표시는 이 시대에 사는 시인의 화두다.
    전화를 끊고 나서, 마음은 단절되고, 뺨이 뜨거울 정도로, 마음은 붉어지고, 웃거나 울겠지만, 마음은 표현하는 것이고, 8층에서 3층으로 마음은 가라앉으며 세 시에서 네 시로 마음은 흘러가는 것이다.

    대학에 있는 말이다. 심부재언心不在焉 시이불견視而不見 청이불문聽而不聞 식이부지기미食而不知其味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맛을 모른다는 말이다.
    시인은 마음을 묘사하였지만, 정녕 우리는 마음을 어디에 두었단 말인가? 마음은 중심이다. 중심을 잃으면 전체가 흔들린다. 마음이 없으면 사물에 혹은 사업에 집중할 수 없다. 고객을 위하는 마음,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바로 서지 않는다면 가게는 국가는 바로 설 수 있을까!
    전화를 끊고 나서, 우리는 단절된 마음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의사소통은 있어야겠다. 뺨이 뜨거울 정도로 서로를 의식하며 8층에서 3층으로 안정된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는 세 시에서 네 시로 어깨동무하며 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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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김지율 경남 진주 출생 2009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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