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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빨간 컨테이너 / 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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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47회 작성일 17-02-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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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컨테이너 / 김지율
-프리즈버드



    창문 너머로 기울어지는
    그림자들 속에
    잃어버린 말이 있고
    기다려온 말이 있다

    어쩌면 더 빨리 끝날지도 몰라

    밤중에 손톱을 깎으면 검은 새와 가까워진다 미안하다는 말은 새가 많다는 말 폭염은 리얼하고 혁명은 오래 전의 일 그러니까 나무속에는 숨을 수 있는 구멍이 많아, 입을 여는 순간 새가 튀어나온다.
    컨테이너에서 죽은 남자는 아직 새를 모른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돌멩이에서 피 냄새가 난다 끝까지 눈을 감고 끝까지 귀를 닫고, 한 번 더 해봐

    공기 속에는 비밀이 많아서

    빈곳의 벽이다
    검은 밤을 날아가는 돌멩이
    매번 다른 기도를 위해
    잠시 눈을 감고 잠시 숨을 참는 것을
    프리즈버드, 라고 부를 때
    흰 발을 보여줄게

    가끔 구름이 들어왔다 나갔다
    죽을 만큼 아프지는 않았지만

    종이를 찢을 때마다, 흰 새가 날아갔다



鵲巢感想文
    시제 빨간 컨테이너는 시인의 감정을 이끌 교두보다. 창문은 시인의 마음 창이다. 창문은 경계가 된다. 내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그 창이다. 그림자는 실체를 받아주는 먹의 세계다. 이 속에는 잃어버린 말이 있고 기다려온 말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것을 어떻게 정립하여 내뱉느냐가 중요하겠다. 그러므로 빨간 컨테이너는 시인의 교두보가 된다.
    어쩌면 이러한 말타기는 작가가 생각한 것보다 더 빨리 끝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안에서 그 창문을 활짝 열어놓기까지가 일이다.
    밤중에 손톱을 깎는다는 것은 시인의 각성이다. 몸 일부분을 깎듯 내 마음을 일깨우는 행위다. 검은 새는 글을 제유한 말로 컨테이너에서 죽은 남자와는 대조적이다. 죽은 남자가 시의 고체화라면 검은 새는 아직 활자화하지 않은 비정형의 포플러와 같은 바람의 몸짓에 불과하다. 미안하다는 말과 새가 많다는 말은 감정의 표현이다. 감정이 없다는 것은 가슴이 메마르다는 것으로 어떤 검은 새도 만들지 못할 것이다. 때는 폭염이 쏟는 여름이고 이제는 혁명 같은 시가 나올 시기도 되었다.
    나무속에는 숨을 수 있는 구멍이 많아, 여기서 나무는 그 속성이 딱딱하다는 것을 생각하자. 물론 시인을 제유한 시어다. 어떤 내면의 심리가 굳은 상태를 묘사한다. 이것이 풀리면 나무속 잠든 새를 일깨울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컨테이너에서 죽은 남자는 다른 나무에서 죽은 새다. 물론 다른 나무라 표현했지만, 다른 국경, 국가 등으로 표현해도 괜찮다. 마치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듯 그 느낌이 들지만, 컨테이너의 그 폐쇄성을 고려할 때 시의 비유는 읽는 이의 상상력을 유발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다. 죽은 남자와 돌멩이 그리고 피 냄새, 돌멩이에 맞은 죽은 남자가 아니라 죽은 남자가 던진 돌멩이가 맞다. 이 돌멩이는 시인에게 혹은 독자에게 닿아서 그 느낌을 조금이라도 받았다면 시의 의미는 전달되었으므로 피 냄새와 같은 향은 오른 것이 된다. 하지만 죽은 남자(詩)는 끝까지 눈을 감고 끝까지 귀를 닫고 있다. 아마, 그 어떤 억겁의 시간을 더해도 감은 눈과 닫은 귀는 시다.
    공기 속에는 비밀이 많다. 이를 잡는 것은 시인의 일이다. 물론 어떻게 체계적 묘사로 이끄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니 빈 곳의 벽이다. 빈 곳은 시인을 제유한다. 아직 검은 밤을 날아가는 돌멩이를 이해하지 못했으므로 피 냄새만(詩香) 맡았을 뿐 굳은 세계 컨테이너에 가둘 죽은 남자는 아직 만들지 못했다. 프리즈버드…….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를 잡는 것은 시인의 일, 흰 발을 보여주듯 백지를 깔고 구름처럼 왔다가 가는 새, 흰 새만 날아가고…….
    하지만, 이 시는 탐미적으로 읽어도 무관하다. 흰 발과 돌멩이 그리고 빨간 컨테이너와 피 냄새, 눈을 감고 끝까지 귀를 닫고 흰 새가 날아갔다.

    새가 나와서 말이지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말이 있다. 시인은 공부도 하고 좋은 시까지 남겨 철학을 남긴 셈이다. 하나의 교본을 이루었다. 이왕 쓰는 경비, 좋은 일도 하면서 상대를 돕고 조직의 안정을 도모한다면 경영인으로서는 더 바랄 게 없다. 이를 일거양득一擧兩得이라고도 한다.
    시는 일석이조다.
    마음을 굳게 닫으면 길은 어둡기만 하다. 이는 좁은 길이다. 골목길 같은 암담한 세계라 하지만, 가로등 같은 책 읽기는 결코 어두운 길도 그리 어둡지만은 않게 한다.
    아침에 조회할 때였다. 사람은 취미가 다양하다. 어쩌다가 산악회 관한 말이 나왔다. 산악회는 등산하며 몸을 가꾸고 자연까지 벗 삼아 휴양을 즐기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산악회가 있는가 하면 산 근처만 가는 어떤 놀이도 있다는 거였다. 그러니까 오며 가며 버스에서 즐기고 산 근처 식사를 하며 놀다 오는 그런 산악회,
    사람은 다양한 취미생활을 누린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따분한 삶에 어떤 유쾌한 틈은 도로 삶을 더 돈독하게 한다. 프리즈 버드, 일석이조 나에게 일거양득은 무엇인가?


===================================
각주]
    김지율 경남 진주에서 출생 2009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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