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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블랙홀 / 김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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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06회 작성일 17-02-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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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블랙홀 / 김길나




    나는 귀를 그의 입으로 가져갔다 / 입 없는 그가 입을 달기 시작한 것이다 / 이데올로기는 어느 때나 어느 곳에서나 / 전복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 그 입이 말하는 걸 들었다 / 혁명을 꿈꾸는 돌연변이가 변질시킨 식충 식물류의 종족, / 그에게서 분출되는 색광은 붉은빛 / 그 긴 파장에서 섬세하게 흘러넘치는 광파는 황홀 / 먹기 위해 끌어당기는 마력과 / 마력에 매몰되는 죽음의 불꽃이 맞붙었다 / 사멸과 생성을 돌려대고 갈아엎는 통로를 / 입에서 꽃이, 꽃에서 입이 피어나는 에로틱한 구멍을 / 꽃의 바깥, 외계에서 누가 들여다보고 있다 / 지상에서는 꽃잎 한 장에서 폭발하는 별이 자주 / 눈물로 반짝이고, 잎에서 회오리치는 바람은 드셌다 / 꽃잎 위로 포개지는 꽃잎들 틈새에서 요동하는 구름, / 구름이 감추고 있는 번개, / 낱낱의 꽃잎이 제 블랙홀을 덮어 숨기는 비경을 / 꽃의 바깥, 외계에서 어느 기호가가 기록 중에 있다

    심미는 늪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가는 시간이 오고 / 꽃의 중력에 붙들린 거기, 천 길 낭떠러지에서 / 한 생애가 단숨에 날아가고 / 존재를 부수는 시공의 열렬한 소용돌이 속에 / 조각난 조각의 조각들을, 끝끝내 / 시간이 멈추는 경계까지 밀어붙이고 / 그리고는 깜깜한 침묵이다 / 저녁이 오고, 닫힌 끝과 열린 끝이 주고받는 침묵이 / 짙은 어둠으로 내려 꽃의 입을 덮는다



鵲巢感想文
    검은 돌풍 / 鵲巢

    나는 오렌지를 그의 마트로 가져갔다 / 마트 없는 그가 마트를 입기 시작한 것이다 / 성기는 어느 때나 어느 곳에서나 / 일으키기 위해 붙은 것이라고 / 그 마트가 말하는 걸 들었다 / 도전을 꿈꾸는 쿠데타가 전복시킨 혁명, 붉은 띠 군단, / 그에게서 표출되는 열정은 검정빛 / 그 긴 율동에서 우람하게 넘치는 묵도는 빈도 / 넣기 위해 잡아당기는 괴력과 / 괴력에 녹아드는 숲속의 내성이 아물었다 / 야합과 배척을 둘러매고 휘몰아치는 터널을 / 마트에서 총기로, 총기에서 마트로 얼룩만 그리는 난로를 / 총기의 바깥, 정원에서 누가 악수하고 있다 / 연병장에서 총알 하나로 잃어가는 헬멧이 자주 / 웃음으로 보이고, 총기에서 내뿜는 방사는 산발적이었다 / 총기 위로 얹는 총기 그 틈새에서 요동하는 연기, / 연기가 내뿜는 지면, / 낱낱의 총알이 검은 돌풍을 매워 파묻는 미관을 / 총기의 바깥, 정원에서 어느 레이서가 토크를 자른다

    허물은 좌충우돌 황톳길로 비틀거리게 오고 / 총기의 흡수력에 말려드는 거기, 연옥의 절벽에서 / 한 생애가 한 방에 날아가고 / 부재를 확인하는 도전의 맹목적 복종에 / 새기고 새김으로서 새기는 것을 끝끝내 / 헬멧을 벗어 던지는 그 날까지 이르면 / 콩나물 같은 환호성이다 / 노을빛 그리는 석양은, 동쪽에서 서쪽에 이르는 폭발음이 / 두꺼운 함성으로 내려 총기의 구멍을 막는다


    시제 꽃의 블랙홀은 시적 교감을 통해 詩를 완성했다. 이 시에서 나와 꽃으로 극성을 이룬다. 꽃은 꽃이기 이전에 입이었다. 입 없는 그가 입을 달기 시작함으로 詩의 의미를 전달하고 교감한다. 이 입(詩)은 식충과 다름없고 식물류의 종족이지만 표현한 색광은 붉은빛이다. 이는 작가가 느끼는 감정이다. 거울을 보며 선 시인의 마음을 묘사한다. 입은 죽음의 불꽃으로 승화하고 꽃이 된다. 꽃은 다시 입을 피워내는데 마치 아메바의 번식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먹고 먹는 일련의 시적 과정을 얘기하는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이를 에로틱한 구멍으로 묘사하여 시를 완성한다. 다시 말하면 입과 꽃, 꽃과 잎 주고받는 침묵과 어둠 다시 혁명을 꿈꾸는 돌연변이가 나타나 하늘이 처음 열리고 모든 산맥이 바다를 향해 휘몰아 돌진할 때 백마(白紙)는 매화 꽃 한 송이(詩) 피운다는 말이다.
    망매지갈望梅止渴이라는 말이 있다. 요약하자면 매실을 바라보며 갈증을 해소한다는 뜻으로, 공상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는 말이다. 詩는 불안한 현실을 잊게 한다. 근본은 어려울 수 있으나 마음의 평정을 이루어야 큰일을 도모할 수 있음이다. 언제나 현실은 높은 산 아래에 있다. 갈증은 목이 타듯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정한 목표를 넘어야 우리의 생명까지 보전할 수 있다. 입에 매화 같은 詩를 넣고 군침을 바르며 저 힘겨운 산을 넘어가자.

    어설프지만, 필자의 검은 돌풍은 시인의 꽃의 블랙홀을 패러디한 것이다. 오렌지는 마음을 상징한다. 오토바이 군단을 띄워 시를 완성해 보았다. 부족한 것이 많지만, 시인의 시를 읽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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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김길나 1995년 시집 <새벽날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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