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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름 /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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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89회 작성일 17-02-2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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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름 / 문태준





    늙은 어머니가
    마루에 서서
    밥 먹자, 하신다
    오늘은 그 말씀의 넓고 평평한 잎사귀를 푸른 벌레처럼 다 기어가고 싶다
    막 푼 뜨거운 밥에서 피어오르는 긴 김 같은 말씀
    원뢰(遠雷)같은 부름
    나는 기도를 올렸다,
    모든 부름을 잃고 잊어도
    이 하나는 저녁에 남겨달라고,
    옛 성 같은 어머니가
    내딛는 소리로
    밥 먹자, 하신다



鵲巢感想文
    필자는 70년대에 소싯적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다니는 것도 산 하나를 넘어야 갈 수 있었다. 고무신은 초등학교 4년까지 신었던 기억이 있다. 집 앞에는 못 물이 지나는 도랑이 있었는데 장마철에 범람하는 그 도랑을 건너다가 고무신 한 짝 잃었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아버지께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참 개구쟁이었다. 동네 어디든 놀러 다니기 바빴다. 그 놀이터는 다름 아닌 못이었다. 여름이면 못에 올라 수영하며 놀던 기억과 겨울이면 꼬당꼬당 언 못에 장치기하며 놀던 기억도 선하다. 겨울은 추위도 만만치 않아서 그 꼬당 언 못 중앙에 모닥불 피워놓기도 했는데 그 두꺼운 얼음이 깨지거나 갈라지는 것 없어 참 신기하기만 했다. 아직도 꽁꽁 언 못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뚜둥뚜둥거린다.
    언제나 어머님은 밥 때가 되면 아들 부르는 소리로 동네가 떠들썩했다만, 우리 집 어머님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지금은 그 높던 산이 다 무너져 아파트가 들어섰으며 황톳길은 포장도로가 되었다. 논밭이 개간되었고, 부유한 사람이 몰려와 한 집 두 집 생겨나더니 새로운 동네가 형성되었다. 예전은 숭오 3리가 전부였지만 아버지 말씀은 숭오 7리까지 있다니 놀랄 만하다. 그렇게 깊고 넓었던 동네가 지금은 왜 그리도 좁고 작게만 보이는지, 거기다가 예전만큼 어떤 따뜻함이 없어 보이는 것은 세월 탓인가? “야야 밥 먹자” 그리 예뻤던 어머님도 이제는 산만 몇 겹이다.
    詩도 마찬가지다. 옛 성 같은 어머니 말씀, 그 내딛는 소리로 저녁은 밥 먹자고 하시듯 한 치 잊지 않으신 그런 말씀은 있었으면 좋겠다. 따뜻한 시를 읽고 훈훈한 저녁 같은 시를 맞으며 하루 마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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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문태준 경북 김천 출생 1994년 <문예중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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