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 성동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쌍둥이 / 성동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87회 작성일 17-06-10 12:16

본문

쌍둥이 / 성동혁




    파라핀을 녹인다
    하늘이 녹는다고 안식처가 될 수 있겠니
    어떻게 거울은 거기에 움직이는 식물을 집어넣었지
    확장되는 천국
    촌스럽게 전도하지 마
    따라가기 싫어
    누군가 날 따라올 순 없을까 던져지는 횃불
    녹지 않는 양초 그 땅 위로
    핍박이 오래였다 기근이 오래였다
    파라핀을 녹인다
    비옥한 조국은 몇 대가 옳아야 형성되는 가계일까
    편백나무가 사람의 팔에 꽂혀 있는 도시
    민들레는 어떤 영혼이 빠뜨리고 간 흰머리인가
    파라핀 녹아 양초의 감각 기억해 팔뚝의 바깥 해체되지 않는 거대한 고체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여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여
    당신의 묽은 제자가 되고 싶어요
    묽다가 묽다가 맑게



鵲巢感想文
    詩는 쌍둥이라 해도 되겠다. 나와 내 마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굳이 샴쌍둥이냐 혹은 일란성이냐 이란성이냐 따져보는 것도 괜찮을 일이지만, 나와 내 마음은 한 실체에서 나온 것이니 일란성에 더 가깝다 하겠다.
    詩人은 파리핀을 녹인다. 파라핀 같은 시, 파리핀처럼 사색의 흐름을 즐긴다. 하늘이 녹는다고 안식처가 될 수 있겠니? 의문형이지만, 약간은 반어적이다. 하늘은 하늘이 아니라 우리 인체의 맨 꼭대기 머리를 제유한다. 머리가 박하 향처럼 녹는다고, 그러니까 사색이 풀린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 안식처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근본적인 치유를 원한다.
    어떻게 거울은 거기에 움직이는 식물을 집어넣었지, 거울은 하나의 이상향이다. 우리는 거울을 보며 자아를 인식한다. 거울에 움직이는 식물을 집어넣을 수 있겠는가마는 움직이는 식물은 詩文으로 시인이 읽음으로써 실체가 되는 하나의 생물로 은유한 것이다.
    확장되는 천국, 촌스럽게 전도하지 마! 따라가기 싫어, 움직이는 식물을 읽으므로 사유는 확장되며 확장되는 것만큼 상상의 천국은 없다. 하지만, 거울을 따라 하다가는 이것은 이미 지나간 것이니 촌스럽고 가치 또한 없게 된다. 진정한 예술은 순수 창의성이지만, 이를 얼마나 창안하느냐가 중요하다. 글을 읽고 자아를 발견하는 것은 좋다만, 얼마나 그 아비를 부정하며 나를 찾느냐가 시인의 갈등과 고뇌가 되겠다.
    누군가 날 따라올 순 없을까 던져지는 횃불, 녹지 않는 양초 그 땅 위로 핍박이 오래였다. 기근이 오래였다. 횃불은 어두운 세계를 밝히는 존재다. 이는 으뜸의 표상이기도 하다. 이것은 시인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된다. 그렇지만, 세상은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파라핀을 녹인다. 파라핀 같은 생각을 한다. 파라핀처럼 사색의 흐름을 즐긴다. 비옥한 조국은 몇 대가 옳아야 형성되는 가계일까? 모든 숙련은 끊임없는 훈련과 연마에 있다. 완벽한 작품은 그 이전의 수많은 습작이 있었다. 습작하지 않은 이상, 좋은 작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요즘 학계에서는 가야사 발굴에 관심이다. 정부는 영호남을 잇게 하는 문화적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야사를 발언했다. 역사를 정치적인 관점이 될까 학계에서는 안쓰러운 마음을 표했다. 가야는 철의 왕국이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철 생산량 6위다.
    인류역사상 철은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그건 운석이었다고 한다. 운석은 철과 니켈로 구성돼 있다. 가장 오래된 철 유물은 기원전 4세기의 이집트 구슬이다. 이것은 7.5%의 니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철광석이 아니라 운석을 다듬은 것으로 추증한다.
    철을 제련하는 기술은 훨씬 뒤에 나왔다. 청동 원료(황동석)와 비슷한 색깔의 적철광을 잘못 캐서 녹이다가 우연히 얻은 결과였다. 철은 우연의 발견이었다.
    해 거듭할수록 서비스 시장은 날로 발전한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학식이 높아 더는 1차 산업과 2차 산업은 점점 피하는 현상이다. 카페는 십중구망이라 하지만, 아직도 뛰어드는 사람은 많고 이 속에 희망을 품는다. 창업과 폐점을 거듭하다 보면 좀 더 나은 카페로 나가겠지 하는 생각이다.
    파라핀을 녹인다. 파라핀 같은 생각을 한다. 파라핀처럼 사색의 흐름을 즐긴다. 지금의 철과 카페는 비옥한 조국에 선대가 있었다.
    편향적(편백나무) 생각은 저버리고 진정한 도시로 나아가야겠다. 민들레와 같은 꽃씨를 머금고 민들레와 같은 가벼움으로 민들레와 같은 종이에 희망을 품는다.
    사랑하는 아버지, 사랑하는 아버지여,
    세상을 향해 진정 바르게 서는 날까지 도전적인 삶을 살겠다고 불러봅니다.
    거름과 순수의 결정체
    삶의 그 완성을 위해서 말이다.

===================================
    성동혁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6’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60건 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0 12-01
4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9 0 12-01
4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3 0 12-01
40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8 0 11-30
40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6 0 11-30
4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9 0 11-29
4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6 0 11-29
4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2 0 11-28
40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3 0 11-28
4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0 0 11-28
40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2 0 11-27
3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9 0 11-27
3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6 0 11-27
3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1 0 11-26
3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3 0 11-26
39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2 0 11-25
39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5 0 11-25
3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4 0 11-25
39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9 0 11-24
3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3 0 11-24
3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2 0 11-24
38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0 11-23
38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1 0 11-23
38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1 0 11-23
38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7 0 11-23
38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9 0 11-22
38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8 0 11-22
38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7 0 11-21
38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2 0 11-21
38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6 0 11-20
38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1 0 11-20
37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2 0 11-19
37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0 11-18
37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0 11-18
3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3 0 11-17
37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7 0 11-16
3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1 0 11-15
37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7 0 11-14
37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6 0 11-13
37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2 0 11-12
37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3 0 11-11
36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0 0 11-10
36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0 11-10
3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 0 11-08
36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2 0 11-07
3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8 0 11-07
36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9 0 11-05
3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5 0 11-03
36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0 11-03
3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8 0 11-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