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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살 노인 / 이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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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20회 작성일 17-06-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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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살 노인 / 이동순




    이제 석 달만 지나면
    백 살이라는 덕곡댁 할머니
    경북 청도 화양 신봉리
    마을회관에서 다른 할머니들과
    화투 한판 신나게 놀더니
    바쁘다며
    유모차를 밀고
    제법 가파른 언덕길인데도
    쉬지 않고 올라간다
    집 마당에 성큼 들어서자
    고추밭으로 가서 잡초를 뽑아 던지고
    빨갛게 잘 익은 고추를 따서
    마루에 널어놓으신다
    그리곤 방에 들어가 앉아
    마당을 내다본다
    삼시세끼 밥도 잘 챙겨 드시고
    아픈 데도 별로 없다는
    백 살 노인의 볼이 발그레하다
    올해 여든이라는
    몸져누운 큰딸이 걱정이라며
    얼굴에 구름이 낀다



鵲巢感想文
    시인 이동순 선생의 ‘마을 올레’ 시집을 읽으니 옛 생각이 나서 감상한다. 청도는 필자가 머무는 곳에서도 가까운 곳이다.
    예전이었다. 그러니까 10여 년도 더 됐다. 필자는 다섯 평 카페로 시작했다. 이 다섯 평짜리 카페는 하루 매출이 오만 원이었다. 매출은 꽤 부진했는데도 이 카페를 손 놓지는 않았다. 카페는 그 나름의 멋이 있었다. 그때 기억나는 단골손님이다. 칠순은 되었지 싶다. 할머니가 주로 드시는 메뉴는 화이트 카페모카였다. 이 메뉴를 너무 좋아하셨다. 그때 카페영업은 신세대만 이용하는 거로 알고 있었지만, 젊은이가 이용하는 카페에 할머니가 오시는 것도 신기했다. 점차 오시는 걸음도 잦으시고 할머니 살아온 인생도 듣게 되었다. 할머니는 6, 70년대 독일 간호사로 일한 경험도 있었다. 여기보다 독일이 살기에는 더 낫다며 얘기하기까지 했다. 아들 하나와 딸 둘을 가졌는데 할머니의 어머님이 여기 요양병원에 몸져누워 계셔 간호하기 위해 임당에 머물러 계신다고 했다. 칠순 할머니가 구순 어머님을 돌보아 주시는 것이다. 어머님은 정신은 멀쩡하다고 했다. 골다공증으로 허리가 무너져 병간호가 필요했다.
    이 일도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벌써 10년 이상이나 가버렸다. 지금 부모님 계시는 칠곡 숭오리에 가면 젊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 연세 꽤 드신 어른만 계신다. 예전에는 아주 촌 골짝도 이런 골짝은 없었다만, 지금은 모두 도시화 물결 속에 부유한 사람은 자연을 찾다 보니 이른 골짝에도 새로 생긴 동네가 여러 생겼다. 기와집 몇 채가 머문 구 부락지와 삐까뻔쩍한 주택이 둘러싼 신 동네가 분간이 가는 고향을 볼 수 있다.
    10년이 긴 시간이라 여겼을 때가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그 세월도 쌓이면 10년은 짧기만 하다. 거기다가 역사까지 알고 나면 200년은 엊그제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니 정조와 다산이 살았던 시대가 불과 몇 년 돼 보이지 않는 것도 어쩌면 세월 탓이다. 50년 거슬러 보는 나이가 되면 세월은 흐르는 강처럼 보인다.
    그나저나 평균연령 100세는 곧 닥치게 되었다. 경제력 없거나 생활력이 없으면 100년은 부담 가는 시간이다. 좀 더 젊을 때 일하고 시스템을 만들고 영구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지반을 갖추어야겠다. 건강도 생각하며 생활에 모든 것은 절제가 따르며 검소하며 욕심을 버리고 이웃과 함께하면 이보다 더 행복한 삶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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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순 1950년 경북 김천 출생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마을 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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