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 문수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시인 / 문수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39회 작성일 17-10-02 23:16

본문

시인 / 문수영

 

 

 

 

     가까이 할 수도 헤어질 수도 없는

     언제나 기다리지만 한 번도 못 본

     님 대신 우편함에는 책이 꽂혀 있다

 

     활자를 들여다보며 책 속에서 길 찾는다

     길을 잃어 밥을 태우고 드라마를 놓친다 꽃과 나무의 내부를 들여다보다 넘어진다 사람의 내장을 들여다보다 대화의 실마리를 못 찾고 말을 삼킨다 웃음에 껍질이 없고 건더기가 없다 이순의 철학과 아이의 순수를 동시에 지니고 고치에서 실 풀려 나오듯 무엇이든지 보면 줍고 담아 생각을 버무리고 뒤집는다 늘 하다만 일이 남은 것 같아 끝난 운동장에 혼자 앉아

 

     철마다 피고 지는 꽃들 가슴으로 움켜 쥔다

 

 

 

鵲巢感想文

     나는 시인의 세계에 있지는 않다. 하지만 시인의 세계에 늘 들어와 산다. 시인이 낸 책을 보며 시인이 쓴 책이 오늘도 내 모르게 배달되기도 한다. 문자도 오기도 하지만, 누가 누군지도 모르며 거저 흘겨 읽기도 한다. 시인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 가늠한다고 했다. 물론 시인의 세계에 들어와 보니 그렇게 읽었다.

     문수영은 시조 시인이다. 위는 사설시조다. 구태여 시를 나누자면 시조는 총 2연이겠다. 1연은 그나마 정형의 맞춤을 따랐는데 2연은 초장과 종장만 모양을 살렸다. 2연 중장은 꽤 길다. 2연 종장을 중장과 구별하여 행 가름하였기에 총 3연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엄연히 따지자면 이 시조는 2연이다.

     문수영은 시인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가까이 할 수도 헤어질 수도 없는 / 언제나 기다리지만 한 번도 못 본 / 님 대신 우편함에는 책이 꽂혀 있는 존재다. 1연은 내가 아닌 당신이다. 2연은 당신이 아닌 나로서 전체 시인의 마음을 대변한다.

     살아보니 글은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또 그렇지 않은 것도 글이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간편한 도구며 가장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글보다 나은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글 쓰는 자의 주위는 괴롭고 쓰는 자는 그 반대다. 글은 진솔함이 묻어나 있어야 하지만, 그 진솔한 표현의 바깥은 고통이 따른다.

     그러므로 시인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과 달리 스스로 아픔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시인을 떠나 짧은 글이라도 매일 쓰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이는 생각의 근력을 키우는 일이다. 생각하는 힘이 없는 사회는 냄비와 같아 잘못된 결말로 잇는다. 오래도록 내 하는 일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 바르게 행하는 것은 글뿐이다. 하지만,

     책을 내보면, 가까이 있는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실지, 큰 영향이 오는 것도 아니지만 그들의 주위를 도로 가리는 것 같고 또 그 반대인 더러 내는 것 같아 싫은 것이다. 하지만 글은 전체를 표현하는 것이지, 세세히 나무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나무는 모른다. 나무는 괴롭기만 하다. 그 나무의 이름을 드러내 놓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책은 수년이 지나면, 추억이 된다. 나무가 읽어도 나무도 모르는 그 나무를 바라보며 쉬었다가 가는,

 

===================================

     문수영 경북 김천 출생, 2003중앙일보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먼지의 행로'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60건 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1 0 12-26
4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1 0 12-26
4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5 0 12-25
4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 0 12-25
4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2 0 12-25
4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7 0 12-24
45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 0 12-24
4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6 0 12-24
4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2 0 12-23
4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5 0 12-23
4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6 0 12-22
4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6 1 12-22
4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6 0 12-21
44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9 0 12-21
4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5 0 12-20
4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8 0 12-19
4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9 0 12-19
4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9 0 12-19
4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0 0 12-18
4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5 0 12-18
4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2 0 12-17
4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 0 12-17
43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5 0 12-17
4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0 12-16
4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9 0 12-16
43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4 0 12-15
4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4 0 12-15
4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0 0 12-14
4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4 0 12-14
4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6 0 12-13
4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2 0 12-13
4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7 0 12-12
4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3 0 12-12
4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0 0 12-12
4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7 0 12-11
42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7 0 12-11
4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 12-10
4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1 0 12-09
4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9 0 12-08
42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3 0 12-08
4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8 0 12-07
4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7 0 12-07
4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0 0 12-06
4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5 0 12-06
4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7 0 12-05
4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0 12-05
4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3 0 12-04
41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9 0 12-04
4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3 0 12-03
4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0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