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뇽의 처녀들 / 김상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아비뇽의 처녀들 / 김상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75회 작성일 18-06-22 04:58

본문

아비뇽의 처녀들 / 김상미

 

아비뇽의 처녀들은 촉촉이 젖은 살갗 위에

옷 대신 캄캄한 밤을 입는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더 빛이 나는 아비뇽의 처녀들은

남이 입던 신의 축복 따위는 청동거울 속에 집어넣고

당신 때문에 활활 사랑이 불타오른 척

당신 머리 위를 노래하는 새처럼 날아다닌다

 

참으로 아름다운 아비뇽의 처녀들은

한 여인이면서 더섯 여인 몫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이 세상에 어떤 美가 존재하는지 어떤 시인이 그 美를 찬양하는지

아무런 관심이 없다

 

오로지 당신 눈빛과 마주치고

그 눈빛에서 절망 대신 환희가 솟아오르고

화창한 주말 날씨의 해변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자궁을 한 껏 열어

당신을 품고 당신을 낳을 뿐

 

한 번도 누구누구의 정식 연인이 되어본 적 없는 아비뇽의 처녀들은

홀로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나 발가벗어 그림자 진 당신 영혼에

기쁘게 은방울꽃과 데이지꽃 수를 놓으며

서둘러 짐 챙겨 떠나는 이 세상 모든 이별의 왈츠가

이제는 당신 마음속에서 끝나기를 곧 끝나버리기를 기다린다

 

캄캄한 밤을 달래는 푸른 달빛이 서서히 서쪽에서부터 차올라오듯이

 

* 김상미 : 1957년 부산 출생, 1990년 <작가세계> 로 등단,

               시집 <모자는 인간을 만든다> 등

 

# 감상

아비뇽의 처녀들은 1907년 파블로 피카소가 그린 그림으로 뉴욕 근대 미술관에

소장 되어 있으며 아비뇽이란 명칭은 바르셀로나의 서민가에 있는 마도로스를

상대하는 창녀가 출몰하는 뒷거리의 명칭이며 화면에 그려진 것은 이 뒷거리에

있는 창부들이며 이 그림이 20세기 초 프랑스에 활동한 큐비즘(입체파)의 출발점이다

 

화자는 이 그림에서 평생 간직하고 싶은 고귀한 순결을 어쩔 수 없이 빼앗겨야 하는

창녀들의 슬프고도 아픈 애환을 느꼈으리라,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홍등가

청량리 588이 생각 났으리라

신이 준 고귀한 성 행위가 한 쪽은 욕구를 위해, 한 쪽은 금전을 위해 마구 벌어지는 

창녀촌의 처절한 모습을 화자는 역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은방울꽃, 데이지꽃, 푸른 달빛등 밝고 아름답게 처리되는 연금술사적 화자의 기술

뒤에는 이들의 절망적인 눈빛과 애처로운 교성이 숨겨져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7건 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757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11-24
375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2 11-23
375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11-23
375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11-22
37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11-21
37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11-21
37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11-21
37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 11-21
374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11-21
37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11-20
37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 11-18
37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11-18
37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11-18
374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1 11-18
37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11-17
37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11-17
37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11-16
37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11-16
37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11-15
37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1 11-15
37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11-15
373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1 11-15
37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11-14
37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11-14
37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11-14
37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 11-14
37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11-13
373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1 11-13
37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11-11
37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 11-11
37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11-11
37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11-10
37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11-10
37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 11-07
372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 11-07
37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 11-07
372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1 11-07
372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2 11-07
37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11-06
37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11-06
37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11-06
37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11-05
37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11-05
37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11-04
37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11-04
37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11-04
37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11-03
37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11-02
37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11-02
37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0 11-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